괄시심한 의료보험 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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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4면

개인 병·의원이 의료보험 환자에게 지나치게 불친절합니다. 1주일 째 옆구리가 결린다는 어머니를 모시고 포항시 동광병원에 갔었는데 의료보험환자를 너무 푸대접하는데 놀랐습니다.
아침 출근 전에 서둘러 어머니와 함께 병원접수창구에 갔더니 담당자가 없어 20여 분을 기다리다 겨우 한 불친절한 아가씨의 안내로 내과에 갔습니다만 그곳에서도 또 10여 분을 기다렸습니다.
『어디가 아프냐』는 의사의 물음에 『옆구리가 자꾸 결려 진찰받고 사진 한장 찍으러 왔습니다』라고 어머니가 조그만 소리로 말했습니다. 의사는 간호원이 주는 「카드」를 보고는 『아, 5백 원 짜리…. 보건소에나 가보시오』라고 퉁명스럽게 내뱉곤 다른 사진「필름」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내가 『그렇지만 40여 분이나 기다렸는데 진찰이라도 해서 무슨 병인지 좀…』라고 말했더니 그 의사는 『허허, 이 양반 의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먼 사진을 찍어봐야 알지』하고 아예 고개를 돌리며 다른 환자를 불렀습니다.
한마디 항의해주고 싶었으나 꾹 참고 다른 환자에 밀려 연로한 어머니를 모시고 나오며 표현하기 어려운 서글픔을 느꼈습니다.
의료보험제도란 정부가 국민에게 좀더 싸고 많은 의료혜택을 주기 위해 만들어 놓은 제도로 나 자신 매달 봉급에서 일정액을 공제당하고 있습니다. 병원과 의사들이 이 같은 취지를 이해하고 좀 더 성의있고 친절한 태도로 의료보험환자를 대해주었으면 합니다.
노창국 (포항시 송도동 32의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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