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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인기「팝송」들|거의가 외설 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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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르면 최근 외국서 크게「히트」되고 있는 인기「팝송」의 대부분이 퇴폐적인 경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륜」은 올해 들어 발표된 세계「히트」「팝송」2백여 곡을 심의, 이 가운데 70여 곡을 출반 금지 규제함으로써「팝송」의 외설성향이 얼마나 심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외설·불륜 환각제와 자살 찬양 그리고 좌절·비탄·폭력 등을 노래한 것들로서 대부분이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기가수들에 의해 불려졌다는 점이 특기할 만 하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가수들이「로드·스튜어트」「엘튼·존」「에밀리·브러더즈」「존·레넌」등인데 이들은 모두 한국「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톱·클래스」가수들.
『…내가 묵던「호텔」방을 청소해 주던 아가씨하고 한번 성공해 겨우 함께 밤을 보내었네….』이것은「바캉스」중 「걸·헌팅」의 「에피소드」를 회고하며 별 실적이 없었음을 아쉬워한 내용의「로드·스튜어트」가 노래한『지난여름』(Last Summer)이란 노래 가사의 일부다.
더욱 심한 예로 『「호텔」의 방문엔 「방해하지 마세요」란 팻말을 붙여놓고 나는 당신이 얼얼해질 때까지 ○○를 해 드릴께요』(「로드·스튜어트」의『도색의 주말』일부) 또는 『집에 마누라가 있는데 왜 다른 여자와 「파트·타임」정사를 벌이느냐구요? 하지만 우리 마누라도 자기 나름대로 누군가와 「파트·타임」정사를 즐기고 있지 않아요』(「엘튼·존」의 『파트·타임 정사』일부)등에 이르면 외설은 극에 달한다.
이밖에 『북두칠성』(Big Dipper) 『사냥개』(Bird Dog) 『LA저편의 삶』(Lige Beyond LA)『불 꺼지던 밤』(The Night the Light Went Out) 『땅에 담요를 깔고』(Blanket on the Ground) 『사랑의 그림자 속에 서서』(Standing in the Shadows of Love) 등이 모두 이런류의 대표적인 곡들로 공륜에서 규제된 노래들이다.
외설 등의 노래는 표현이 직설적인데 반해 환각제 찬양의 경우는 은유적인 표현을 많이 쓰는 것도 특징이다.
공륜서 규제한 금지 곡 가운데는 「로드·스튜어트」가 부른 노래가 8곡이나 된다. 「로드·스튜어트」는 현재 미국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로 영국출신. 과거엔 현대 도시젊은이들의 애환을 대변하는 노래를 주로 불러 좋은 반응을 얻어왔는데 근년에 이르러 외설 가수로 전향했다.
이밖에 최근 미국「팝송」계의 특이한 현상은 가수들이「섹스」를 상징하는「여성음화」하고 있다는 것.
영화『토요일 밤의 열기』에서 『살아남기』(Staying Alive) 『밤의 열기』(Night Fever)등을 불러 최고의 「디스코·그룹」으로 등장한 「비지스」는 3명으로 구성된 남성「그룹」이다.
이들의 음성은 누구나 들어도 여성이라고 착각할 만큼 여성의 목소리다.
이러한 현장은 비단「비지스」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상당한 수의 남성가수들이 「여성음화」를 시도하고 있다. 「비지스」들은 금년 초 세계 아동의 해를 기념, UN협찬으로 노래한 『잃어버린 천국』(Too Much Heaven)과 『비극』(Tragedy)등에서도 계속 가성으로 노래하고 있다.
「팝송」의 외설경향과 「여성음화」에 대해 미국 한 평론가는『옛날부터 고음은 「에로티시즘」의 상징으로 통해왔는데 이러한 상징주의가 대중음악에 전입된 것』이라고 분석하고있다. 즉 17∼18세기의「오페라」대부분이 거세된 고자들을 위해 작곡되었는데 유망한 「소프라노」소년을 거세시켜 강력한「트럼피트」와 같은 남성「소프라노」로 키운 사실을 이 평론가는 지적했다.
바야흐로 세계의 새 유행음악은 외설일변도로 되어가고 「디스코」「붐」에 따른 여성「스타」의 대량 등장, 또 남성의 여성음화 등이 최근 「팝송」을 특징지을 수 있는 주요조류로 흐르고 있다.
【김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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