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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학생의 한국유학도 돕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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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미간의 문화교류가「일방적 시혜」의 관계에서 비등한「파트너십」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 같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카터」대통령이 남기고 간 선물중의 하나다.
이를 위한 사업으로 양국정부는 우선 한미교육위원회의 활동을 적극지원하고 양국정부가 공동 출자하는 한미문화교류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문교부는 3일 한미가 교육분야의 교류를 증진키 위해 한미교육위원회(전「풀브라이트」위원단)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이 위윈회의 운영도 앞으로는 한국 측이 주도해 나가는 방향으로 추진키로 했다.
문교부의 방안은 우선 한미 교육위원회에서 한국 측이 부담하는 기여금을 현재 1천6백여만원에서 내년에는 1억7천만 원으로 올리고 10대90인 현재의 한미간 기여금 투자비율을 점차 고쳐 50대50으로 개선해나간다는 내용.
이렇게 되면 종래 미국 행 유학생의 장학창구역할을 도맡았던「풀브라이트」위원단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는 셈. 미국유학을 위한「가이드」뿐만 아니라 한국유학을 원하는 미국학생들을 받아들이는 장학기관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맡게 될 거라는 얘기다.
한미교육위원회는 61년 설치된 이래 주로 한국인에게 장학금을 주어 미국에 보내 공부시키는 일에만 힘을 쏟아왔다. 이 위원회의 명칭이 71년까지 주한미국교육위원단 또는「풀브라이트」장학기관(The Fulbright Program)이라고 불린 것도 이 같은 역할을 상징한다. 미국정부의「시혜적 원호단체」의 성격은 71년 협정내용에 따라 한국 측이 정부 지원금을 내면서 바뀌었다. 명칭이 한미교육위원회로 된 것도 바로 이때부터다.
이 위원회를 통해 61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에 보낸 유학생은 모두 5백11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사회과학자로 박사학위소지자 7백19명 중 75%에 달하는 5백39명이 미국박사라는 최근 통계(서울대 박동서 교수 발표)로 미루어도 이 위원회가 배출한 학자들이 우리학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동반자」적인 문화교류가 되기 위해서는 선결돼야할 문제점도 있다.
그 첫째는 이 위원회에 투자되는 정부예산이 어디에서 나오느냐는 것과 쌍무적인 교류를 위해 대학원 이상 수준의 우수한 미국학생들을 실제로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종래 문교부에서 파견하는「교환교수」를 위해 배정된 예산을 끌어쓴다면「제 닭 잡아먹기」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로 위원회예산은 어디까지나 별도로 책정되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또 우리나라에 온 미국학생들이 제나라 말(영어)만 쓰고 우리의 문화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때「일방적」인 문화교류의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될 거라는 우려도 있다.<방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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