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물수제비' 뜨고 온그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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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라운드의 하이라이트는 호수를 가로질러 샷을 해야 하는 16번홀(파3.1백55m)경기였다. 티잉 그라운드 주변 스탠드에 앉아 있던 갤러리는 '물수제비 묘기를 보여달라'는 뜻의 '스킵(Skip)'을 외쳤고, 대부분의 선수들은 티샷을 끝낸 뒤 해저드 주변에서 묘기를 보였다.

최경주는 공이 호수 표면을 5~6차례나 스치는 물수제비를 뜬 뒤 온그린시켰고, 타이거 우즈 역시 멋진 물수제비 묘기를 보여줬지만 온그린에는 실패했다.

○…최경주의 스윙코치 필 리츤이 최경주의 연습 라운드와 파3 대회를 일일이 쫓아다니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리츤은 최경주의 샷이 마음에 든다는 듯 때때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리츤은 "미스터 최가 현지에 일찍 도착해 훈련을 많이 했다. 지난 3일 36홀, 4일 27홀을 돈 데 이어 5일에도 36홀을 소화해 코스를 훤하게 꿰고 있다"고 말했다.

*** 여성단체 정문앞 시위 좌절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이 여성회원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성차별이라며 비난해 온 전미여성단체연합(NCWO)의 골프장 정문 앞 시위가 끝내 좌절됐다.

미국 연방순회 항소법원은 10일 마사 버크 NCWO 회장과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이 신청한 긴급집회 허용신청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마스터스 3라운드가 열리는 오는 13일 골프장 정문 앞 시위를 계획했던 NCWO 등은 불가피하게 집회 장소를 정문에서 약 8백m 떨어진 곳으로 옮기게 됐다.

○…오거스타의 후티 존슨 회장이 여성단체의 여성회원 수용 주장에 다시 한번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존슨 회장은 개막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회원제도는 매우 안정적이며 강압에 의해 여성 회원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타이거 우즈의 여성골퍼 지지 입장에 대해 "그가 우리 클럽의 운영에 왈가왈부하지 않는다면 나 역시 그의 경기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16번홀 역시 유리알그린

○…'여기서 4피트(약 1.2m)거리의 내리막 퍼트를 하는 것은 넘칠 정도로 가득 채워진 맥주잔 4개를 들고 술이 쏟아지지 않도록 걷는 것이나 다름없다'. 현지에서는 오거스타 골프장 16번홀(파3.1백55m) 그린에서 퍼트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빗대어 이렇게 말한다.

현장에서 살펴본 16번홀 그린은 말 그대로 '유리알 그린'이었다. 그린 스피드가 너무 빨라 많은 선수가 퍼트하는데 애를 먹었다. 그린 위의 공이 떼굴떼굴 굴러 그린 바깥으로 나가기가 다반사였다. 브레이크가 전혀 없는 것 같은데도 퍼트를 하고 나면 공이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구르는 장면이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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