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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인물』에 친일파 수록 놓고 갈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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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노덕술·박관수·손영목.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친일파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에 협력했거나 독립운동가를 고문했기 때문이다. 모두 울산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이들 친일파들을 오는 8월 출간 예정인 『울산의 인물』 후보에 올렸다. 나쁜 행적도 기록으로 남길 의미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학센터는 지난해 7월부터 『울산의 인물』 출간을 준비 중이다. 오늘날 울산이 있기까지 많은 울산 출신 인물들의 역할과 활동사항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것이다. 울산의 인물을 책자로 출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비는 5000만원. 울산대 교수와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울산 문화계 인사 등 10명이 인물 선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후보 인물은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울산에서 태어나 활동한 587명이 포함됐다. 독립운동가 박상진(1884∼1921) 의사와 김기오(1900~1955) 선생도 후보자 목록에 올라 있다.

 일제강점기 친일 형사로 독립운동가를 고문한 것으로 알려진 노덕술(1899~1968)도 후보자에 올랐다. 그는 독립 후 육군 헌병으로 전직했다가 뇌물을 받은 혐의로 파면됐다.

 하지만 울산발전연구원이 지난달 27일 공청회를 열어 후보자 명단을 공개하자 “친일파와 독립운동가를 같은 인물책자에 수록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석택 울산학센터장은 “울산 발전에 기여한 사람 뿐만 아니라 울산이 배출한 친일 인물도 모두 후보에 올린 것”이라며 “친일파로 분류된 인물들의 행적을 가감 없이 기록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이달 중 인물선정 작업을 마친 후 다음달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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