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視界 제로' 침체증시 탈출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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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굿모닝신한증권의 도기권 사장은 10일 서울 명동에서 고깔모자.홍보조끼 차림으로 "지점에 한번 들러 달라"며 길거리 마케팅에 나섰다.

한국투자신탁증권 홍성일 사장과 임원들은 위축된 영업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7일 영업점을 찾아 주가지수연동(ELS) 펀드에 직접 가입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침체장이 계속되고 향후 전망마저 불투명한 가운데 수익성이 나빠진 증권사들이 살아남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장사가 안되자 비용이라도 아껴보려고 몸집(인력과 조직) 줄이기도 한창이다. 10일 금융감독원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43개 증권사들은 올 들어 2월 말까지 임직원 3백44명을 줄이고 지점과 영업소 10개를 없앴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일년간 1백94명의 임직원과 29개의 지점.영업소를 줄였다.

앞으로 12개 증권사가 지점과 영업소 30개를 추가로 폐쇄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원감축은 과거 계약직원 위주에서 전담투자상담사.일반직원.애널리스트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경비성 지출을 억제하거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기도 한다.

증권사들은 올 예산에서 광고비를 지난해보다 2백38억원 가량 줄였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올 1분기 중 증권사들은 신문.방송 등 단가가 비싼 광고를 줄인 반면 전단 등을 통한 저가광고 비중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6%포인트 증가한 43.1%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화증권은 재무구조개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을 1천3백억원을 받고 ㈜코람코에 매각했다. 업계에선 올해 한화증권을 포함한 9개사가 전년도의 두배인 2천6백63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처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업 여건 악화로 증권사들의 영업전략도 수술대에 올랐다. 삼성증권이 지난 1월 고객 특성에 따른 자산관리 중심으로 영업조직을 바꾼데 이어, LG 투자증권도 이달부터 전지점의 조직을 자산관리형으로 전환하고, 고객을 상대할 웰스매니저들을 상대로 전문화 교육을 실시 중이다. 현대증권.동원증권 등도 금융상품판매 등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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