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집단범죄가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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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서울시내에서 강·절도, 살인사건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5월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강도살인 등 강력 사건은 30여건.
요즘의 강력 사건은 범죄특성으로 지적되고 있는 장소(우범·다발지역), 시간(야간), 계절 (겨울)과 관계없이 서울시내 전지역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거의 매일 l건씩, 많을 때는 하루6건(12일)이나 발생하고 있다.
동아건설 최원석 회장 집 3인조 강도·「스위스」인 집 강도 사건과 영등포 암「달러」상 피살사건 등 경찰이 명예를 걸고 쫓고 있는 굵직한 사건들이 한 건도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13일 새벽에는 암「달러」상 피살사건수사본부가 설치된 관내에서 또 다시 살인사건이 발생해 경찰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발생한 강력 사건의 특징은 ▲10, 20대 청소년들로 ▲흔히 칼·쇠「파이프」등 흉기를 갖고 절도를 목적으로 침입했다가 발각될 경우 그 자리에서 흉기로 위협, 강도로 돌변하거나 ▲주로 여자들만이 집을 보고 있는 때를 범행시간으로 잡고 ▲범행 후 추행,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범행 후 술을 마시거나 심지어 목욕까지 하는 대담성을 보이며 ▲외국인 집을 노리는 점 등이다.
지난달29일 서울신촌동 이모씨(30) 집에 침입한 강도는 혼자 집을 보고 있던 가정부 김모양(18)을 칼로 위협, 추행한 뒤 「다이어」반지 등 l백30여만원 어치를 빼앗아 달아났다.
또 지난달14일 하오2시쯤 서울연희2동「스위스」인 집에 복면을 한 3인조 강도가 들어가 TV를 보고있던 부인을 위협, 영어로 『돈을 내라』고 요구, 안방과 2층을 뒤져 7백만원 어치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
또 7일 낮12시쯤에는 서울신대방동349 이주배 순경(38)집에 식칼을 든 3인조 20대 강도가 들어가 부인과 장녀를 위협하고 2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서울시경이 치기배 일제단속기간을 끝내자 강력 사건이 이처럼 빈발하는 원인은 ▲신정,3·l절, 석가탄일 특사 때 강·절도 전과자가 대량으로 풀려 나와 ▲불경기로 각종 공사가 부진하자 막벌이 일터가 그만큼 줄어들었으며 ▲「택시」운수경기가 떨어지면서 「택시」를 노리던 「택시」강도 전과자들이 일반가정이나 행인을 상대로 한 강도로 변신했으며 ▲수사경찰력이 요즘 다른 업무에 대부분 차출되어 수색·검거활동이 부진한데다 근본적으로 수도경찰의 수사관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 21개 경찰서의 수사경찰관은 1천여명으로 한사람이 8만여명의 시민치안을 담당하는 셈.
한 수사경찰간부는 『지난해 같은 때나 금년초까지만 해도 거의 없던 강력 사건이 5월 들어 한꺼번에 곳곳에서 발생하는 것은 전에 없던 현상』이라고 말하고 『발생한 사건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것이 경찰의 의무이나 모자라는 인력 때문에 본격적인 예방활동을 하는데 애로가 있다』고 했다. <고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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