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일거리는|무엇이든 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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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바다 속의 일거리를 청부맡습니다』 -. 해군 UDT와 해군 해난구조대 출신 20대 청년들이 수중개발회사를 차려 전국 바다를 누비며 침몰선 인양·수중폭파·선저(선저)검사·수중촬영·수중토목공사·해난사고 구조지원 등 바다 속의 일을 맡고있다. 바다가 좋아 평생 바다와 함께 살기로 했다는 이들은 강원도 명주군 묵호읍 발한7리11반 중앙「슈퍼마키트」4층에 자리잡은「동해 수중개발사」대표 권영록씨(28· 해군 UDT 21기 출신)등 10명.
「새로운 산업· 새로운 기업·새로운 기술」을 내건 이 수중개발사가 설립된 것은 지난4월.
동해안 각 항구에「도크」시설이 제대로 안돼 선박수리에 어려움이 크고 특히 갖은 해난사고로 인명·선박 피해가 많은 것을 알고 이들이 회사를 차린 것 .
처음 대표 권씨 등 해군 UDT출신 6명이 해군 해난 구조대 출신 박병만씨(29·19기)등 4명과 함께 문을 열었다.
모두「스쿠버·다이버」경력 7∼9년인 이들은 28∼29세 같은 나이의 해군 동기들로 제대 후 중동에서 취업까지 했다가 서로 수소문 끝에 묵호에 모여 회사를 세운 것.
이 수중개발사는 수중작업을 하는「스쿠버」들이 자본금을 출자, 이사로 구성된 주식체제의 회사다.
현재 부산 등에 수중작업 청부회사가 몇 개 있으나「스쿠버」들이 월급제로 일하고 있어 국내에서「스쿠버」가 직접 경영까지 하는 곳은 이 회사뿐.
사장인 대표자리는 10명이 3년마다 돌아가며 맡기로 했다. 초대 대표 권씨는 모두가 주주이기 때문에 사업의욕이 대단해 수심 수시m의 위험하고 힘든 수중작업에도 지칠 줄 모른다고 했다.
장비도 설립 당시 10명이 출자한 2천여만원으로 사들였으나 2개월만에 50%가 늘어 3천만원에 이르렀다.
총무 이사직을 말고있는 임덕용씨(28·UDT 20기)는『이익금은 고루 분배한 후 우선 가족생활비만 지출하고 나머지는 1년간 신형장비 구입·장비개발 등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보유장비는 잠수용구와 수중「카메라」·수중용접·절단기·고저압「콤프레서」·수중통화기 등 35가지.
이 가운데 수심20m에서 1시간밖에 사용할 수 없는「에어·탱크」의 단점을 감안, 육상에서「호스」연결로 수중 공기공급을 장시간 연장할 수 있는 잠수용 저압「콤프레서」는 이들이 연구해낸 신종 개발품이다.
이들은 상오6시에 일어나 구보·체조동의 체력단련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그 동안 이들이 벌인 수중작업은 주로 선저검사 등 1백60여건.
속초·인천까지 출강 작업할 때도 있다. 한달평균 25일 이상 바다 속에서 살고있다.
결혼한지 6개월 된 장주영씨(28·UDT 18기)의 부인 강계화씨(25·묵호읍 발한2리)는『처음에는 꼭 죽는 줄 알고 반대했으나 이제 늠름한 모습이 멋이 있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수심50∼70m에서의 작업기록을 갖고있는 이들은「스쿠버」저변확대를 위해 묵호 망상 해변에서 토요일과 일요일에「스쿠버」강습을 실시하기도 한다. <묵호=탁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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