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세계|「세계 어린이의 해」특별연주(18)|서독「본」박물관|어린이 음악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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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블록·플루테」 (나무괴리)를 불 줄 모르면 독일어린이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벌써 다섯살만 넘으면 어느 아이든 나무피리로 노래 한두 개쯤은 문제없이 불기 때문이다. 흔히 독일을「음악의 나라」라고 하는 말을 이 한가지로 설명하기도 한다.

<음악은 곧 생활>
『음악은 곧 생활』-「베트벤」이나「모차르트」를 탄생시켰다는 것으로 그들은「음악의 나라」를 고집하지 않는다. 『무슨 천재를 바라보고 음악공부를 하면 안 되지요. 음악이 있으면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아는 것이 공부입니다』「뉘른베르크』의 한 백화점에서 15 「마르크」짜리 (한화4천여원) 나무피리를 사던「마리아·쿤츠」부인의 이야기다.
집집마다 아이들 방에는 이 나무피리와「기타」와「실로폰」등 악기가 꼭 있다. 장난감이나 학교교과서같이 이것은 어린이들의 생활이 되고있다.
아기가 세 살이 넘으면「실로폰」으로 소리와 박자를 먼저 익힌다. 그리고 다음이 나무피리로「멜러디」룰, 그 다음「피아노」와「바이얼린」… 대개 독일의 가정이나 학교에서는 어린이들의 음악공부과정을 이렇게 짜고 있다. 그래서 누구나「실로폰」과 나무피리는 다 할 줄 안다. 물론 큰돈을 내고「레슨」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 어린이들의 음악생활이 최근에는『옛 악기를 아끼자』는 새로운 움직임으로 한창 퍼져가고 있다. 「크룸호른」「르네상스·플루테」「감베르」등등 귀중한 옛날 악기들을 통해 음악의 흐름을 이해하고, 무엇보다 『옛 어른들의 숨결을 새겨 본다』는 뜻을 편다.「본」 시립 박물관 2층 「홀」 . 매주 토요일 하오2시면 어린이들20명이 몰려든다. 전통음악을 배우기 위해, 공짜로 고전악기를 빌어 연주하는 모임이다. 값비싼 옛날 악기들을 이 박물관에서 빌려주고, 또「본」시에서 모든 비용을 대서 주선해준 선생으로부터 연주를 배운다.

<고전악기들 부활>
「본」시립박물관 음악대라는 이름을 붙인 이 모임은 회원어린이들이 1주일에 한 두번씩 선생으로부터 개별「레슨」을 받고 매주 토요일 하오2시부터「홀」에 모여 연주를 함으로써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즐거운 선물을 한다.『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옛 악기들을 다루기 때문에 더 흥미를 끌고있습니다.』 음악가의 지휘자 겸 연주교사「한스·외르겐스·횰츠하우젠」박사(28)는10∼20세 학생으로 구성된 이 음악대가 이제 독일의 전통음악을 소화하여 이들이 학교 공부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고있다고 자랑했다. 생활로서의 음악을 터득하는데「고전」만큼 빠른 길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학교 밖에서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지도해주는 모임은 이제 서독에만 4만여 개. 한 어린이가 두 곳, 세 곳의 음악대에 들어가 고전에서부터「팝·뮤직」까지 취미를 닦는다.

<음악대 후원경쟁>
『건전한 어린이 취미 생활을 위해』-정부에서는 물론, 사회단체·교회·학교가 갖가지 형태로 이들 어린이음악대를 경쟁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음악을 통해서,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 목적 입니마. 또한 건전한 협동정신을 익히게도 됩니다. 무엇보다 우리 독일이 얼마나 음악을 아끼는 나라인가를 실천하게 되지요.』 4명의 자녀를 따라 이 박물관 음악대에 나와 옛「플룻」을 부른「카린·하이볼트」부인은 『음악은 곧 우리의 생활』이라고 여러 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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