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새로운 세력판도|부총재등 주역바꿔 체질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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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민당 부총재 4석을 김영삼총재를 지원한 주류가 몽땅 차지함으로써 야당세력개편의 방향이 잡혔다.
철저하게 김영삼체제가 구축되는 조짐이다. 이에따라 어제의 주류는 모두 비당권파로 뒤전에 물러나게 됐다.
이철승체제에서 최고위원직을 맡았던 신도환 이충환 유치송 고흥문 김재광씨가 모두 이번 당권에서 소외됨으로써 완전한 체질개선의 성격을 띠었다고 할 수 있다.
김총재가 잡고 있는 당직개편「스케줄」을 보면△사무총장 원내총무 정책심의회의장등 주요당직 임명△정무회의구성△중앙상무위원과 중앙당 국장단 임명등의 순이며 내주중에 정무회의 구성까지는 마칠 계획이다.
이러한 당내 정비가 끝나면 지난번 공천에서 탈락돼 무소속으로 당선된 오세응·한병송·박찬·김현규·이상민씨등 친야무소속 의원들을 입당시키고 김총재가 공약한 재야영입과 통일당과의 흡수통합을 추진하게 될것같다.
친야무소속의원을 입당시키면 이후낙의원이 회장을 맡고있는「민정회」는 20명이상의 요건을 상실하게되어 원내교섭단체가 되지못해 자동 해체되고 이에따라 여야의 원내 세력에 변화가 생기게된다.
김총재가 전권을 행사해 개편할 주요당직은△사무총장·원내총무·정책심의회의장·정치훈련원당·당기위원장·인권옹호위원장등 당6역△임명「케이스」정무위원 17명△지도위원 15명△대변인△사무차장△부총무 4명△정책위부의장2명△정책연구실장△사무처 국·부국장등 50여명.
이중에서 핵이 되는 것은 당3역과 정무위원이다.
새당헌에 따라 권한이 대폭 강화된 정무회의의 정원이 30명에서 25명으로 줄었고 원내의석은 전보다 늘어 인선이 어렵게됐다.
정무위원 25명중 김영삼총재, 이민우·박영록·조윤형·이기택부총재, 고흥문국회부의장, 정운갑전당대회의장, 중앙당위의장(미정)등 8명이 자동직이고 나머지 17명을 김총재가 부총재의견을 들어 임명하게 된다.
김총재는 아직 인선기준을 정하지는 않았으나 일단 지난전당대회때 연합한 세력을 우선 안배할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고 다선주의원칙을 무시하기는 곤란할것같다.
3선이상을보면 범주류에 김영삼 김재광 이민우 박한상 박영록 이기택 한건수 노승환 이택돈 박일 황낙주 최형우 천명기의원등 13명, 비주류에 이철승 정해영 이충환 고흥문 신도환 송원영 김수한 박해충 김현기 유치송 김상진 김준섭 채문식 이상신 김윤덕 신상우의원등 16명, 중도로 정운갑 김은하의원등 2명이 있어 모두 31명이다.
15명의 2선의원과 일부 원외 중견중에서도 정무위원에 낀 관례에 비추어 3선이상중에서 상당수가 탈락할것이 틀림없다.
거론되고 있는 당직후보로는△원내총무=황낙주 박일△사무총장=노승환 최형우 황낙주 김동영△정책심의회의장=이택돈 천명기△대변인=박권흠 정대철 박용만△훈련원장·당기위원장·인권옹호위원장=최형우 노승환 박용만 이용희 조연하 이필선씨등 주로 당권파사람들이다.
부총재지명에서 6명을 선정, 발표했다가 4시간도 못돼 송원영·박한상의원을 보류하여 4명으로 정정하는 혼선을 빚은점으로봐 당직인선역시 일대홍역을 치를것으로 보여진다.
김총재가 인사원칙으로 「안배」보다는 「팀웍」을 중시하는 점으로 미루어 말직에까지 주류중심이 될것으로보는 사람이 많다.
어쨌든 이번 당직개편을 계기로 전당대회전까지 12개 계파로 나누어져있던 당내의 잡다한 세력들이 대폭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김총재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했던 이기택·조윤형부총재가 이끌어온 민주사상연구회와 자주구락부가 우선 범주류에 흡수될 것이고 김재광계의 「동아정경」은 핵심「멤버」인 노승환·이용희·김영배의원이 김총재직계로 돌아가는 중인데다 김씨자신이 계파해체를 공약했던만큼 더 유지가 곤란할 것으로 보이며 이충환씨의「혁진회」도 사실상 해체상태다.
유치송·이민우씨가 이끌던 견지동우회는 유씨의 부총재탈락과 이씨의 친김세력 가담으로 갈라질 수밖에 없는 실정.
당내 제1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이철승전대표계는 당권상실로 다소 약화되긴 하겠지만 계속 관리·유지될 것이고「동교동」의 강한 영향력을 받고 있는「화요회」는 박영록부총재를 중심으로 커질 전망이다.
결국 잡다한 당내 파벌은 김총재를 중심으로한 직계사단과△자주구락부(조윤형)△민사회(이기택)△화요회(박영록)△민주동지회(이택돈)등 5개 계파가 범주류를 이루고△이철승계△고흥문계△신도환계가 범비주류세력으로 남아 양분된다.
재야세력의 영입이 본격화되어 고문으로 추대된「당외인사」가 적극지원하고 있는 조윤형·박영록부총재세력에 가세하게될 경우 박영록·조윤형씨 중심의 민주회복세력이 부상할수 있다.
조씨중심의 자주구락부는 벌써부터「동교동의 파견관」이란 얘기가 나돌아 신민당의 진로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행사할것으로 보인다.
조씨를 중심으로 최형우 정대철의원과 원외의 조연하씨·김한수 전당대회부의장이 뭉쳐있다.
이기택씨는「4·19」「6·3」세새의 대표를 자처하면서 당의 체질개선을 요구하는 신풍운동을 벌여 또 다른 차원의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렇게볼 때 김영삼체제의 구축은 우선 범주류를 한데모으는「조립」에 불과하며 체제를 「콘크리트」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고흥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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