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국제행사까지 겹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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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처럼 높은 검거수치는 올 봄 도둑토벌작전기간동안 PATA(태평양지역 관광협회) 총회, 세계여자 농구선수권대회, 「세네갈」대통령 방한 등 굵직한 국제행사가 한꺼번에 몰려있어 밤·낮털이 절도범을 비롯. 치기배·야바위꾼 등 각종 범죄꾼들까지 한꺼번에 몰이한데다 전 경찰력을 집중 투입했기 때문.
도범 일제 단속기간이 되면 일선경찰서 형사계(5개 반)의 전 형사는 경제·강력·폭력사범 등 각자가 맡은 전담분야를 제쳐놓고 도범 단속에 나서며 일선파출소도 비번 없이 전파출소병력과 방범대원이 도둑잡이를 하게 된다. 도둑을 가장 많이 잡은 경찰관 (「포도왕」의 칭호가 주어진다)에게는 1계급특진·부부동반 유급휴가·희망 근무 부서 우선 배정 등 각종 특전이 베풀어진다. 그러나 실적이 뒤지거나 부작용을 일으켰을 때는 시말서 제출·진급누락·좌천 등 비운을 맞게된다.
이래서 때로는 바람직하지 못한 부작용이 일게 마련이다. 치어(치어)급 절도범이 특수절도가 되고 고문·가혹행위 등 인권을 유린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D경찰서에 붙들린 전과11범 김모씨(38·서울 신당동)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 김씨는 면도칼을 갖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소매치기로 몰려 수갑을 챈 뒤 다리사이에 각목을 끼우고 매질 등 고문을 당했다.
범죄사실이 끝내 밝혀지지 않자 우범자 딱지를 붙여 즉심에 넘겨 말썽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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