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물어진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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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동산투기 억제조치로 부동산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이사철인데도 이삿짐이 보이지 않는다. 봄철대목을 노려 사무실단장을 끝내고 손님을 기다리는 복덕방은 봄이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3월부터 5월에 들어서까지 파리만 날리고있으며 이 때문에 이삿짐센터도 한산하다.
올 이사철에 이사하는 사람은 예년의 30%에 머무르고있다는 것이 이삿짐센터측의 얘기. 서울의 각 이삿짐센터는 인건비·기름값 등이 올라 현상유지도 어렵게 됐다며 이삿짐 옮기는 일을 그만두고 지방화물탁송을 취급하는 업소가 늘고있다.
지난해 4∼5월에는 3륜차가 하루7∼8회, 타이탄·트럭이 3∼4회씩 뛰었으나 요즈음에는 연3일째 쉬는 차가 많다.
이사비용이 서울청량리·면목동등 간선도로변은 8천원, 구로동·도림동 등 장거리지역은 1만원쯤으로 작년보다 20%가 올랐지만 이사하는 사람이 없어 대부분의 이삿짐센터가 운전사의 급료만 겨우 주고있을 뿐이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 대광이삿짐센터 주인 이홍노씨(50)는 10년째 이삿짐센터를 해왔지만 올해 같은 불경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씨는 이사하는 사람은 평일에는 거의 없고 다만 『손 없는 날』이라는 음력9·10·19·20·29·30일등에만 1∼2건씩 맡고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같이 이삿짐을 보기 힘든 것은 가옥·아파트 등 부동산의 거래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1 삼성부동산 대표 안준교씨(32)는 『부동산매매는 오래 전 얘기』라며 지난달에는 월세·전세 등 3건을 했으나 5월에는 단1건의 계약서도 써보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집을 내놓겠다는 사람은 늘어 3∼4개월째 집이 안 팔려 울상을 짓는 고객도 많다.
부동산매매가 안 되는 것은 아파트나 단독주택이나 마찬가지다.
팔려고 내놓은 집은 더러 있으나 대부분 3∼4개월째 거래가 안 되고있고 거의 월세·전세를 원하고있어 방세만 40∼50%씩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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