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플레·경쟁력약화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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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비록 괴롭긴 하지만「엔」이 비쌀때가 좋았다.「엔」이 비싸면 수출면에서는 부담이 있지만 원자재 값이 싸져 그 부담이 충분히 「커버」되었다.』 지난3월부터 반등세로 돌아선 「달러」화가 5월에 들어 1년전의 수준인 1「달러」=2백24「엔」값이 싸져 그 부담 대를 돌파하자 「엔」고에 적응력을 키워온 일본은 물가폭등으로 서민생활이 크게 타격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계 외환시장이 다시 「달러」시장으로 바뀌게된 주요원인은 ①일본경제가 석유에 약하고 ②그동안의 「엔」고로 일본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약화됐으며 ③앞으로 「엔」화가 약세를 유지해도 구미의 대일수입제한정책으로 일본의 수출이 옛날처럼 늘어나지않을 것이라는 전망등에 기인하고 있다. 「엔」고→수출경쟁력 약화→국제수지 흑자축소를 노렸던 그동안의 구미연합군의 대일공세가 일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작년 1년의 일본의 수출증가율은 25%에 이르렀지만 금년들어서는 1·4분기현재 불과 6.2%수준. 이에따라 미국의 대일무역적자도 52억 「달러」로 전년동기 1백4억「달러」에 비해 반으로 줄었다.
「엔」화가 약세로 반전되면 일본의 수출이 다시 늘어날 것이 아니냐는 외견도있다.
그러나 일본「미쓰비시」(삼능) 은행은 『일본경제가 내수주도형으로 전환되고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와 같은 출혈수출은 없을 것이며 따라서 당분간은 수출이 크게 늘어나지않을것』
또 구미의 대일전략도 통화공세에서 직접규제로 바뀌고있어「엔」약세가 반드시 수출증가로 연결되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때문에 이번 「엔」 대폭락은 2년전의 「엔」고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대일경제전략이라는 소문이다.
미국은 「대일수입과징금부과」라는 마지막「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엔」화를 폭락시켜 일본에 「인플레」를 수출하려는 음모라는 것이다.
일본정부가 우려하는것도 바로 「달러」폭등이 원자재 값 상승-「코스트·푸시」-수입「인플레」로 연결되는 것.
그래서 일본정부는 일본은행을 통해 전례없는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으나 세계외환시장이 「달러」시장으로 완전히 바뀌고 있어 외환전문가들은 1「달러」값이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엔」대폭락으로 한국의 대일수출은 더욱 타격을 받게 될것이 틀림없다. 가뜩이나 일·중공국교정상화이후 값싼 중공산제품의 일본시장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에 섬유류등 한국의 대일수출상품은 품질고급화를 위한 새로운 수요 창조에 역점을 두어야할 것이다. <동경=김두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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