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민간연구단체가 외교정책을「리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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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제문제에 관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기관으로 알려진 미국의「외교협의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와 영국의「왕립국제문제연구소」(Royal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가 금년으로 창립60주년을 맞았다. 두 기관의 현황을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주>

<미국 외교협의회>【뉴욕=김재혁특파원】미국의 「외교협의회」는 행정부의 외교정책방향을 적극적으로 외교정책방향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유도해 온 가장 영향력 있는 민간연구단체중의 하나다.
처음부터「아카데믹」한 연구를 표방했지만 기실 경제와 정치가 결합돼 20세기초 미국의 고립주의 정책을 타파하는데 앞장서 오늘날 같은『세계의 미국』이 되게 하는데 큰 기여를 한 압력단체이기도 하다.
외교위가 태동한 것은 60년전인 1919년「파리」강화회담에 참석했던 미국 대표들이 전후의 세계질서가「유럽」중심의 전통적인 권력정치로 종결되고 미국의회가 국제연맹의 비준을 거부하는등 세계문제 개입을 기피하는 고립주의정책을 취하는데 실망한데서 비롯됐다.
「허버트·후버」전대통령을 비롯, 대학총장을 포함한 학자들이 주동이 된 21명의 발기인들은 1919년「파리」에서 미국국제문제연구소라는 순수연구단체를 만들었다. 이 단체는 1921년「뉴욕」의 실업인등 각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단체와 통합하여 외교협의회(사단법인)를 만들었다. 외교위는 설립다음해인 1922년부터 회지「포린·어페어즈」(Foreign Affairs)를 계간으로 발행하기 시작, 이제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국제문제전문지가 되었다.
현재 회원은 1천8백78명인데 경제계가 5백35명으로 가장 많고 학계 3백56명, 정부관리 2백84명, 비영리연구기관종사자 2백76명, 법조인 1백80명, 언론인 1백71명, 기타 76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위원회를 실제로 움직이는 기구는 25명의 이사회.
「체이스·맨해턴」은행총재「데이비드·록펠러」가 지난70년부터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3년임기의 이사중엔「키신저」「루시언·파이」교수와「조지·부시」전 CIA국장등도 있다.
「카터」행정부의「밴스」국무장관·「블루멘덜」재무장관·「브레진스키」안보담당특별보좌관과「폴·원키」전군축대표등도 이사를 지냈다.
위원회 회칙에는『미국대외정책문제에 어떤 입장도 취해서는 안된다』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각계의 실력자들이 공개적으로 건의하는 정책대안은 미국정책의 방향을 유도해온 것이 사실이다.
전문연구위원은 약 40명. 지난 10년간 연구업적으로 50여권의 책을 출판했는데「윌리엄·번즈」가 편집한『동「아시아」문제에 있어서의 두 개의 한국』이라는 한국문제를 다룬 저서(76년 발행)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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