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곳곳에 미제 껌, 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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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평양26일UPI동양】세계에서 미국인의 방문이 가장 어려운 평양의 상점판매대에도 낯익은 미 위글리 회사의 스피어민트 껌이 보였다.
값은 5개들이 포장 하나에 45센트(약 2백25원).
평양주재 외교관들과 외국인관광객 전용인 외국인상점 한곳에 가면 홍콩에서 들여온 코카·콜라도 살수 있다. 그러나 껌이나 코카·콜라는 외국인들에게만 돌아갈 뿐 일반주민은 구경조차 할 수 없다.
○…지난1월 중공이 코가·콜라를 수입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을 때 미 신문들은 앞다투어 이를 큰 기사로 취급했었다.
기묘하게도 이 미제청량음료는 북한에 들어온 지가 중공보다 훨씬 오래 되었다.
외국인관광객의 구미를 맞춤으로써 달러 등 외화를 끌어모으자는 생각에는 북한이 중공보다 한발 앞섰다고 할 수 있겠다.
코카·콜라와 마찬가지로 스피어민트 껌도 제3국을 통해 북한에 들어온 것이 확실하다. 미·북한간 직접교역은 1950∼53년의 한국동란이후 미국법에 의해 금지되었다.
○…콜라와 껌 외에도 평양의 상점에는 직접 미국에서 들여온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미국인에게 낯익은 여러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이중에는 크래프트 회사제 치즈와 바하마에서 포장되었다고 상표에 적혀있는 코피도 있으며 스카치 위스키, 유럽산 주류·포도주·담배 등도 살수 있다.
또 한쪽 진열대에는 라디오·TV수상기 및 기타가전제품 등 일제상품들이 판치고 있었다.

<광적인 대미 적개심>
【동경27일합동】북한팀이 제35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미국팀을 5-0으로 완파한 26일 평양시는 승리에 취해 정신을 잃고있었다고 일본의 아사히(조일)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날 평양대회의 이모저모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평양시는 26일 승리에 취해 정신을 잃고있었다. 「타도 미 제국주의」의 교육이 철저한 때문인지 스포츠장에서도 미국에 대한 대항심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A조 미국팀과의 대전은 홈·라운드의 강점도 작용, 5-0이라는 일방적인 시합으로 끝났다.
그러나 상대팀이 좋은 플레이를 하면 박수를 치는 것이 관례이고 예의인데도 북한주민들은 상대국이 미국인 때문인지 박수보다 적개심을 드러냈다.
관중석에서는 『죽여버려라』하는 욕실과 선동소리까지 터져나왔다. 북한선수가 묘기로 득점을 하면 대회장이 떠나갈 정도의 환성과 박수가 일어났다.
미-북한 대전상황은 TV로 방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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