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찬양」일색의 북한미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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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토통일원주최의『북한의 미술』에 관한「세미나」가 27일 하오1시 이 통일원천지관에서 열렸다. 작년의『북한의 문학』『북한의 음악』에 이어 열린 이번「세미나」에는 30여점의 북한미술작품이「슬라이드」로 소개됐으며『북한의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미술이론』(주일·홍재대),『북한미술의 기법과 양식』(윤명노·서울대),『한국미술의 전통양식과 북한미술』 (오광수·동덕여대),『북한미술에 있어서의 개성의 저각현상』(유준상·현대미술 연구소장)이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을 종합요약해서 소개한다.
다른 예술분야와 마찬가지로 북한 미술의 기본이념은「사회주의적 사실주외」를 따르고 있다. 소련을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이 내세우는 기본적인 노선으로 그들의 사회를 하나의「유토피아」로 형상화해 장미빛으로 그려보자는 것이다.
북한의 미술은 이 이념에 김일성유일사상을 첨가한 것으로 주제에 있어서도▲김일성의 항일투쟁과 업적을 찬양한것▲사회주의 건설에 나선 노동자들의 모습▲사회주의 체제아래서 누리는 인민의 보람찬 생활상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작가의 개성적표현이나 예술의 독창성은 찾아볼 수 없으며 엄밀한 의미의 미술은 존재하고 있지 않다』고 윤명노교수는 말한다.
50년대초까지만 해도 문인화·산수화등 수묵담채화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기도 했으나 50년후반부터는 이른바 혁명사상을 고취시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61년의 기록에 의하면 이 해의 작품중 7O%가 천리마운동의 기수를 형상화한 작품이었으며 70년대에는 김일성 개인을 현상화한 작품이 7O%를 육박하고 있다.
60년대말부터는 이른바「조선화」의 개발에 집중적인 관심을 나타낸다. 그들은 이조선화를『동양화의 고유형식으로 사물의 본질을 위주로 하면서도 그색채가 맑고 연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라고 하고 있다. 동양학의 전통적인 수묵화는소위 인민의 생활감상과 정서에 맞지 않을 뿐아니라 묘사대상을 진실하게 보여주지 않는다는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전통적인 수묵위주의 작품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채색화가 조선화의 전통이 됐으며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연하고 밝고 깨끗한 색이 주조를 이룬다. 작가의 주관적인 표현기법은 단절되고 분을 바른것처럼 천편일률적인 색조를 보여준다.
오광수씨는『북한 미술의 전반적 기류는 김일성의 우상화와 함께 전통양식의 급격한 왜곡·변질이다』라고 평한다.
복한미술의 또 하나의 특징은 공동제작 (집체학) 이많다는 것이다. 하나의 주어진 주제를 여러사람이 동시에 그리고 있어서, 그려진다기보다 대량으로 생산되는 공산품과 같은 성격이 강하다. 50년대초∼60년대초 전반까지는 작가의 이름이 작품밑에 기록되었으나 7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한 주제를 미리 설정해 몇사람의 화가들이 공동제작하고 있다.
미술교육은 각도에 설치돼있는 8년제 고등예술전문학교에서 하고있다. 가장 대표적이라 할수 있는 평양미술대학은 49년에 국립미술학교로 발촉, 오늘날 4년제 대학이 됐는데 회화학부등 5개학부와 조선학과등 6개학과로 구성된 전문부의 2개부로 조직돼있다.
북한 미술가들의 창작활동은 창작실에 출근해 집체적 또는 개인과제별로 계획에 따른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또 매년 1∼2개월은 공장·기업소·광산등에서 강제로 현지근무를 해야만 한다. 김일성초상화를 그리는 사람은 일생동안 그의 초상화만을 그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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