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시인대통령 방한계기『상고르 시 전집』번역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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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유럽」의 일급 시인인「시네갈」의 「레오폴트·세다르·상고르」대통령의 방한(21일)을 맞아 그의 발표된 시를 모두 수록한 『상고르 시 전작집』이 이환 교수(서울대·불문학)의 번역으로 출간됐다.「상고르」대통령은 45년 첫 시집『그늘의 노래』를 출간한 후 『검은 제물』(48년)『이디오피아』(59년) 『야상곡』(61년) 『겨울철의 편지』(72년) 등 모두 5권의 시집을 내놓았다.
우리 나라에서는 작년 김화영 교수(고대·불문학)의 번역으로 「상고르」의 주요 작『검은 영혼의 춤』이「포킷」판으로 출간된 바 있으며『「상고르」시 전작집』은 그의 5권의 시집(지성사간·변형 사육판·2백67「페이지」·2천원)
역자 이환 교수는 서문에서「상고르」의 시 세계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있다.

<그의 시에 있어서 가장 감동적인 주제는 순수한 「아프리카」혼에의 복귀일 것이다. 「유럽」의 먼지 덮인 나날, 결실 없는 방황, 유랑은 그에게「아프리카」태고의 순수(창세 여명)의 빛, 원죄 이전의 순결을 끊임없이 일깨워주며 끝내 그는 탕아가 집으로 돌아가듯「아프리카」의 품안으로 들아 간다.>

<검은 태양의 인사>
젊은 태양의 인사
내 침대 위에는 그대 편지의 햇빛
서로 어울리는 아침의 모든 소리
티티새의 금속 같은 울음소리, 고늘렉의 종소리 잔디 위에는 찬란한, 이슬 위에는 그대의 미소.
순결한 햇빛에는, 잠자리 수천 마리
날개가 검은 금빛의 검은 빛 트라미에 바질라레스
그것은 말리 섬 공주들의 춤.
나는 그대를 찾는다. 묘호의 오솔길에서.
그대의 향기가 언제나 그대의 향기가 덤불의 소란스런 황무지에서 번져 나온다.
솟아나는 백합의 향기보다도 벅차게.
그대의 향기로운 젖가슴이, 아프리카에서 솟아난 그대의 향기가 나를 이끈다.
내가 목동의 발로 들의 박하를 밟을 때.
시련의 끝에서 심연의 바닥에서
신이여, 내가 그대를 다시 찾게 하소서, 그대의 목소리를, 떨리는 빛같은 그대의 향기를.
(『겨울철의 편지』중에서·이환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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