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골초 참모들 "흡연장면 찍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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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내 '골초'참모들에게 TV 카메라 경계령이 떨어졌다.

지난 4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때 국립 암센터 박재갑(朴在甲.서울대 교수)원장에게서 호된 질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盧대통령 뒤편에서 한 수석비서관이 담뱃불을 붙이는 장면이 TV뉴스에 나간 게 발단이다.

업무보고 말미에 朴원장은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 정도면 국민이 존경하고 따라하려고 하는 대상"이라며 "대통령도 담배를 다 끊어가시는데 참모들이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朴원장은 "앞으로 TV 뉴스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나오면 누구인지 꼼꼼히 적어놓겠다"는 경고도 했다.

朴원장은 유명한 금연주의자다. 2001년 우연히 비행기 옆좌석에 앉은 盧대통령에게 20여분간 금연 강의를 했고, 한달 뒤 다시 만난 朴원장에게 盧대통령이 팔에 붙인 금연 보조 패치를 보여주며 "자존심 상해 담배를 끊었다"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盧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참모들에게서 담배를 가끔씩 얻어 피운다고 한다. 다른 얘기를 하다 슬쩍 담배를 빼어문다는 것이 참모들의 전언이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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