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들은 "먹자판". 투자는 실패|복성전…EEC본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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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구공시(EEC)는 이름이 풍겨주는 명성과는 달리 속사정을 드려다 보면 운영비의 변태지출과 잇단 투자실패로 만신창이가 되어있다.
「브튀셀」의 구공시본부는 임원들의 호화판여행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직원봉급, 그리고 납득할 수 없는 투자로 허점투성이다. 오는 7월에 구성되는「유럽」의회가 감사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않는 한 세계최대의 복마전으로 계속 남아있을 전망이다.
구공시 78년도 예산은 3백25억「마르크」(약8조4천5백억원), 그 가운데 15억「마르크」(3천9백억원)에 달하는 본부운영비에서 가장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어 13명의 이사들이 「런던」이나 「파리」, 심지어 자동차로 3시간이면 충분한 「본」에 출장을 갈때도 으레 전세비행기를 타는 것이 다반사이며 「호텔」역시 하룻밤에 7천「마르크」(26만원)를 넘는 초호화 관광여행을 즐긴다.
여기에 1만여명의 정규직원이외에 임시직원이 4천여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한마디로 운영의 방만성과 부조리를 말해준다. 더구나 서독의 장관보다도 급여가 높은 사무국장급이 무려 60명이며 그밖에 차장급 1백58명, 과장급 4백81명등으로 인건비만도 천문학적 숫자에 이른다.
투자실패의 예도 적지 않다.
지난해 「유럽」일대에서 밀이 과잉생산되자 인도에 무상공여한것까진 좋으나 인도역시 밀이 남아돌아 처치곤란-. 그런가하면 발주공사의 공사비가 시공이전에 전액지불되는 사례까지 등장. 이곳저곳에서 부조리가 터져 나오고있다.
구공시로선 77년 회계청을 만들어 재정집행을 관할해왔다지만 조직자체가 이미 불가사리처럼 커져 속수무책인 형편이다.
더욱 본부 이곳저곳에「통제구역」까지 만들어 관료화를 더욱 부채질하고있다.
「브뤼셀」에 있는 13층짜리 「유리의 집」을 유리처럼 맑게 해주는 길은 오는 7월에 구성될「유럽」의회가 강력한 감사권을 행사하는 것뿐이라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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