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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검절약에 역행하는 자가용 행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자가용차의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중구 회현동 한국삭도 주식회사 (남산 「캐이블 카」)앞 남산 순환도로 입구-.
이곳엔 매일 ▲상오 8시30분 ▲낮 12시 ▲하오 2시30분쯤만 되면 「벤츠」·「그라나다」·「레코드·로열」·「마크Ⅳ」·「코티나」등 고급승용차와 「포니」·「크라운」· 「브리사」 등 각종 자가용 2백50여대가 길가에 줄을 선다.
하루 세 번 꼭 시간을 맞춰 나타나는 이들 자가용 무리는 이곳에서 3백m쯤 떨어진 「리라」국민학교 학생들의 등·하교 및 점심도시락 배달을 위한 차량들.
승용차 속에서 자녀를 기다리고 있던 학부모 이모씨 (47·여)는 『작년까지는 학교통학 「버스」를 이용했으나 아이들의 기를 죽이지 않기 위해 이번 새학기부터는 자가용을 이용한다』며 어떤 학부모는 5백m 떨어진 집에서도 자가용을 타고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모군(11·리라국교 4년)은 『집에 자가용이 있지만 학우들과 어울려 통학 「버스」로 통학하는 것이 더 즐겁다』고 말했다.
사회 지도층부터 근검절약을 생활화하자는 구호가 아랑곳없는 현장에서 어린 학생들은 과연 무엇을 배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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