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예학자 「파커」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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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작년10월 내한, 한국도자기를 배우고있는 미국의 도자기학자 「아더·F·파커」박사(48·「미시간」「웨인스테이트」대 미술교육과 부교수)가 그동안 닦은 솜씨로 조그만 전시회(5월1~12일·미국문화공보원를 마련하기위해 요즘은 경기도이천군신둔면수광리 가마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파커」박사는 『우연한 기회에 영국의 도예가「버나드·리치」씨와 일본의 「하마다·쇼오지」(빈전장사)씨에게서 한국 도자기의 뛰어난 아름다움에 대해 들었어요. 지난5개월동안 박물관이며 경주·부여등을 돌며 직접 그 아름다움을 확인하게 돼 기뻤읍니다』고 한다.
7년 근무교수에게 주어지는 1년 유급휴가를 우리나라에서 아낌없이 보내고 있다는 「파커」박사는 신라토기와 이조백자의 단순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특히 손꼽고 있다.
특히 이조백자의 그 완전하지 못하고 약간 비뚤어진 듯한 모습이 오히려 고려청자의 완전한 아름다움보다 마음에 든다고 덧 붙인다. 『나라마다 조가이의 형태가 틀린 것은 점토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기도하죠.
한국의 점토는 결이 고운 반면 유연성이 없어 성형하기 힘들고 잘 터지더군요.』 훌륭한 도예가는 흙의 성질을 잘알고 흙이 원하는 것을 주어야 할 것이라고한다.
이번 전시회는 이대도예과장 조정현씨와의 2인전으로 50여점을 출품한다고. 도자기미술교육을 「테마」로 석사·박사학위를 받은 「파커」박사는 90여년전 미국에 망명한 한말 구노위장교였던 박정식씨(경주박씨)의 손자이기도하다.
임오군란후 「샌프란시스코」에 망명한 박씨와 미국인 할머니사이에 태어난 한국인2세 박정섭씨(84·현재미국에 거주)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파커」박사는 1남1녀를 두고있는데 이번 기회에 할아버지와 윗대 조상들에 관해서도 알아보겠다고 한다. 5월말 한국을 떠난다. 현재 이화여대 「인터내셔널·하우스」에서 묵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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