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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업도 지원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사회=73년「오일·쇼크」때도원자재값이 오를대로 오른다음 비축금융으로 잔뜩 사서 큰 고생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상투를 잡았던 격이지요.
▲강=이번 경우는 그때와는 다릅니다. 지난번「오일·쇼크」때에는 정부에서 원자재비축을 하려고 했으나이번에는 민간이 비축을 하려할 경우 자기책임하에 할수있는 제도를 만든 것입니다.
▲사회=그러면 여기서 국제경제환경을 잠시 짚고 넘어가죠.정부측에서는 최근의 동향을 73년「오일·쇼크」때 와 견주어 어떻게 보고있읍니까.
▲강=73년「오일·쇼크」때는국제수지가 감당하기어려울 정도로 벅찼으나 이번은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점이 불행중 다행입니다.
73년때는 정말 아슬아슬할정점도로 외환이 위험했읍니다.
다만 지난번에는 유가인상이 산유국의 인위적인 인상조치였으니까 돈만주면 물량은 부족하지 않았는데 반해 근본적인 물량공급이 모자라고 또앞으로의 진전상황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점이 걱정입니다.
73년과 달리 식량정도 큰문제가되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국제원자재시장의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결국 이에따른 원가상승요인과 물량부족현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당면과제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우선 해외에서부터 오는 원자재 상승요인에 대처하기위해 연초에 내걸었던대로 지금까지의 경직성에서 탈피,시장기능을 대폭 살려 그때그때 변화하는 정서에 맞춰 기민하게 대처하겠다는 겁니다.
또 하나의 문제인 물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모두가 좀 아껴 써야할 것 같아요. 쓸것 다쓰고 어떻게 물가안정을 바라겠습니까. 특히 석유의 경우 절약의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석유공급이 10% 줄어서 석유값이 6「달러」가 올랐다면 우리가 10%의 절약을 할수 있을때 그만큼 물가를 안정시킬수 있다는거죠.
또 석유값 인상의 파급효과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라도 올해는 더욱 돈줄을 움켜잡을 생각입니다.
▲사회=돈줄을 쥘 자신이 있읍니까? 언제는 돈풀겠다하고 푼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강=그럴 수 밖에 딴 도리가 없어요. 기업이 다소 어렵더라도 이 기회에 강력한 통화관리를 계속하는것이 장기적인 경제안정 기반구축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홍=이것참 기업하는 사람들 갈수륵 큰일 났군요. (일동웃음)
이왕 긴축이야기가 나왔으니 요즈음 기업들이 겪고 있는 자금사정의 어려움을 한번 하소연 해보겠읍니다.
지난해도 기업들이 호황을 누렸다고는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장부상으로는 이익을 남겨놓고 재때에 배당도 못해 쩔쩔매고 있는 형편입니다.
돈을 벌었다는데 돈은 더 모자라요. 직원봉급을 제때에 못주는 회사도 있읍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중화화에 필요한 엄청난 설비투자에다, 차려놓은 공장을 돌리는데 드는 운전자금등 돈쓸 데는 한정이 없는데 돈줄은 점점 죄어들고 있어요.
이자가 얼마냐가 문제가 아니예요.꿀수만 있다면 꾸고 보는 거지요. 요즘 큰회사들의 자금담당이사나 경리부장들은 내일 돌아올 어음을 어떻게 막느냐로 밤잠을 못자는 실정입니다.여기에 증권시장까지 침체하여 직접금융 조달도 어려운 실정이고보면 하루 하루를 꾸려나가기가 벅찬 실정입니다.
기업들이 자금금운옹용면에서 아슬아슬한 저공비행을 하고있으니 차분히 겸영합리화다, 중·장기 계획이다하고 생각할 경황이 없어요.
더우기 걱정스런 것은 우리경제를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 그래도 고도성장인데 이같은 기업의 불황조짐이 성장마저 크게 해칠지도 모른다는 점이에요.
잘못하면「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지 모릅니다. 이대로 가다간 기업에 흑자도산이 안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강=물가안정이 어디 아무런 고통없이 되는 겁니까. 물가안정이 우선과제라면 웬만한것은 희생해야지요.
▲홍=그렇다고 조선을 희생1호로 하지는 마십시오. (일동웃음)
▲사회=어떻습니까. 정책이 너무 급「커브」를 틀고있는것이 아닌가요. 작년엔 투자를 늘리라고 그토록 권장하더니 금년들어선 초긴축을 하겠다하고….
사실 일부 생필품 부문에선 물량이 모자라 시설확장이 필요한 형편이 아닙니까.
▲강=경공업과 중공업을 나누어 볼 때 요즈음 수요가 한창 늘고있는 가전제품등은 설령 이자가 비싼 사채를 끌어서도 장사가 됩니다. 그러나 중화학공업 부문은 규모도 크고 자금의 회임기간이 길어서 정책적인 뒷받침 없이는 힘들죠. 따라서 정부도 그동안 중화학공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온 게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중화학부문은 투자를 많이 했는데도 수요가 적어 가동율이 떨어지고 있고 경공업은 수요는 많으나 투자가 적어 공급부족현상을 빚고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문제를 시정해야겠어요.
물론 국가적인 차원에서 중화학공업화는 계속 추진되어야겠지만 금년엔 정유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중학학투자 비중을 낮추고 생필품의 부족을 해소하게끔 경공업 투자를 늘리도록 재조정할 방침입니다. 다만 현재 건설중인 공장들이 문제예요.
▲홍= (강차관보에게)이거 조선공업에 자금지원을 끊는 것 아닙니까?(일동웃음)
▲강=그것 보십시오. 물가안정엔 모두들 총논찬성,각논반대예요. 누구도 고통을 안받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묘수를 찾으라니….
▲이=지금 여건으로는 안정하겠다는 것이 지나친 욕심아닐까요.
이미 안정을 논할 시기는 지났다는 말이지요.
물가의 봇물은 이미 터졌으니 이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여하히 적절하게 수위를 조정하느냐가 당면과제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언제나 처럼「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 아니고 예산이나 투자계획부터 근본적으로 재조정해 앞뒤가 맞는 안정장치를 마련해서 국민들이 봐서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기업의 경제규모도 커지고 물가도 오르는데 안정을 한다고 국내여신을 지난해 2조6천억원에서 2조2천억원으로 줄여 놓는 식은 결과가 뻔한 일 아닙니까.
▲홍=몸은 자랐는데 옷은 오히려 작은걸 입히는 격이죠
▲이=우선 투자솔을 3O%선에서 25%선 정도로 일단 우회시키는 용단이 필요할것 같아요. 그리고 내수확대를 위해서 재경부문에서 흑자를 많이 내어 여유분을 금융쪽으로 돌리는것도바람직합니다. 일본의 「도지·라인」이 바로 그렇게하여 성공하지않았읍니까.
▲강=긴축을 위해 줄여놓은 국내여신규모가 공격의 「타기트」 같은데 이 목표는 과학적인 검토끝에 나온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재정이 통화증발을 일으키지 않으면 그 정도의 여신한도로 자금공급이 가능하다고 봤어요.
▲이=두고봐야 알일이지만 삭자상의 안정이나 계획은 아무런 뜻이 없어요. 원래 계획이란 숫자가 맞게 되어 있는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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