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쇼크」로고통겪는「교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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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한교련(회장 곽종원)은 9일 사무국 부·과장급 15명의 대폭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신임 정석규 사무총장서리의 취임과 함께 사무국을 둘러싼 해묵은 잡음을 없애기위한 쇄신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인사가 회원들의 불만을 사그라뜨리기에는 너무 미흡하다는게 관계자들의 중평.
교권옹호를 위한 이익단체로서 교련이 제구실을하고 있느냐는 회원교사들의 누적된 불만이 그동안 사무국개편이라는 초점으로 모아졌지만 이번인사는 자리바꿈에 불과한 인상이 짙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20일 열린교련의 전국대의원 대회에서 교련사무국의 사무총장에 대한 불신임결의안이 나왔을때, 이는 사무부총장을 비롯한 사무국의 실력자 몇명이 표적이었다는 것은 회원들 사이에 알려진 비밀. 그러나 표적이 된 실력자로서 이번 인사에 책임을 물은 부장급은 1명뿐이다. 따라서 인사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지는 회장단이 과연 교련이 처한 현실을 똑바로 파악하고있는지 모르겠다는 소리도 있다.
교련은 금년부터 주요수입원이었던 방학책발행을 못하게 돼 재정적곤란에 부닥치고 있다.게다가 회비도 지난해 1백원에서 1백50윈으로 50원밖에 못올려「출판회계」를 보충하지 못할 뿐아니라 사업비와 인건비까지 줄여야할 형편이다.
그러나 회원들의 회비만으로 교직단체를 운영하게 됐다는 면에서는 오히려 「교련자립」의 전기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전국 23만교직자의 대변자 역할을 하기에는 교련은 아직 약체이고 너무 타성에 젖어왔다. 이는 아직도 일부시·도 (서울특별시·부산직할시)의 경우 회윈수가 전체 교직자의 62%정도에 머무르고있으며 교련에 대한 기대도 점점 줄어가고있다는 실정으로 입증된다. 여기에 해를 거듭하면서 누적된 문제점들은 지난해 대의원대회에서 나타난것처럼렴「불안한 기류」를 회원들사이에 만들어 내고있 것이다.
관계자들은 「이상기류」를 만들어내는 요인으로 ▲단체의 조직구조와 운영상의 괴리▲회원들이 단체에 거는 기대와 운영감각의 차이▲사무국의 침체와 불협화음등을 들고있다.
그러나 앞의 두가지 문제점은 교련의 형성과정과 주위의 상황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뿌리가 깊다. 교련혼자만의 힘으로는 섣불리 손대기가 힘들다고 보는 것이다.
때문에 치유 가능한 사무국의 체질 개선을 의원들은 우선 요구하는것같다.
교련사무국이 지난번 대의원대회의 요구로 정밀감사를 받은 결과 적지않은 비위사실이 드러나 감사보고를 들은 이사들조차「쇼크」를 받았다고 한다. 이같은 부조리가 있는한 회비를 꼬박꼬박 물고 있는 회원교사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뿐이다.
교련사무국의 감사를 맡은 모인사가 감사를 끝내고 『현재의 사무국을 목적사업위주로 재정비하여 기구를 개편하는 한편 인사면에서도 과감한 쇄신책이 있어야겠다』고 평한 바 있으나 이번 인사결과로 공염불이 되고만 것 같다는 관계자들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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