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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하태진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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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운(石暈) 하태진(65.홍익대 동양화과 교수)씨는 조선시대 겸재 정선으로부터 흘러내린 진경산수(眞景山水)의 전통을 잇고 있는 동양화가다.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뒤 모교에 남아 문인화풍의 서울대와 대비되는 홍대의 실경(實景) 산수화 맥을 지켜왔다.

22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상에서 열리고 있는 '하태진 전'은 지난 40여년을 변함없이 묵묵하게 실경산수로 일관해온 작가의 회고전이다. 정년 퇴임을 기념해 '신묵회(新墨會)' 후학들이 마련한 전시회지만 정작 작가는 "화가에게 퇴임은 없다. 그리고 또 그릴 뿐"이라고 말했다.

이를 증거라도 하듯, 2년 전 중국 여행에서 거둬온 황산의 절경과 기암괴석을 담은 스케치를 기초로 한 웅대한 구도와 필치의 근작들이 전시장 2층을 그득 채웠다.

하씨는 오로지 먹에 기대 먹빛 하나로 한국의 자연을 표현해왔다.

검푸르게 젖어들며 몽롱한 빛을 퍼뜨리는 선염법의'고흥'(사진)은 한지에 수묵으로 이 땅의 산하를 그린다는 그의 신념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작품이다. 미술평론가 이경성씨는 그 발묵의 산수가 "자연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강인하고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감엄을 느끼게 한다"고 썼다. 02-730-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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