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켜는 부동산 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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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해「8·8조치(부동산투기억제 및 지가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이후 계속 침체상태에 머무르던 부동산경기가 봄이사철이 된데다가 정부에서 주택공급 확대책을 마련함으로써 다소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8·8조치」부터 꼭7개월째 부동산경기는 꽁꽁 얼어붙은 상태에서 밑바닥을 맴돌고 단독주택·대지는 말할것도 없고 「아파트」까지도 거래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난2월말부터 정부에서 주택경기회복책을 마련중이라는 소문이 나돈 가운데 「아파트」 거래부터 차차 활기를 띠기 시작,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있다.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연립주택이 청약미달사태로 서울에만도 1만가구의 체화현상까지 빚고 분양「아파트」도 계약금만 걸어놓은채 불입금을 미불하는 사태가 일어났으나 요즈음 미입주 「아파트」의 자진청약이 계속 늘고있다.
「아파트」업자들은 주택경기전망을 낙관, 3월중에만도 한신공영 현대건설 삼호주택등 6개주택지정업자가 거의 동시에 서울과 지방에서 2천9백여 가구의 「아파트」를 착공키로 했다.
서울 여의도 반포 잠실등 「아파트」 지구의 「아파트」값이 작년말 최저선으로 내려간채 거래가 없다가 요즈음에는 여의도가 2백∼3백만원씩, 강남이 1백∼2백만원씩 오른 값으로 거래되고있다.
여의도의 은하 40평, 화랑 36평은 층에따라 작년12월초 보다 최고 3백만원까지, 영동 무지개 33평, 신동아 33평이 2백∼3백만원, 잠실 주공고층(34∼36평)이 1백∼2백만원씩 올랐다.
이같은 「아파트」 거래시세는 불과 1주일 전보다도 1백만원이 오른것이다.
전세값도 대체로 매매값 상승폭만큼 오름세.
여의도의 금성부동산영업소 송희남씨는 주택경기 회복책이 나온후 여의도에서는 「아파트」를 팔려고 복덕방에 내놓았던 사람도 안팔겠다고 거둬가는 사례가 많다고했다.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더 내려가기를 관망하다가 차차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자 더 이상 오르기전에 사러는데 반해 팔려는측은 집값이 상승세이기때문에 더 두고 보자는 식이라한다. 여의도의 복덕방에는 1월말까지만해도 하루에 한 두사람이 집값을 문의하는 정도였으나 요즈음 하루 평균 10명정도로 집 보러오는 사람이 늘었다. 돈을 가지고도 보물이 없어 「아파트」사기가 힘들 정도라는 것이다.
반포·잠실·서초동일대에는 전세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복덕방마다 하루 10∼20명씩 몰려들고 있으나 「아파트」가 없어 전세값만 올려놓고 있다(방배동경신부동산)는 이야기다. 영동의 경우는 3윌들어 전세값이 지난1월보다 30∼40% 올랐고 계속 4월까지 더 오를 전망 (신반포동한중부동산)이라한다.
지난해 8월 2천1백70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한 은마「타운」(한보주택·강남)의 경우 분양만 받은채 계약을 이행치않아 타격이 컸으나 3월 들어서 60가구분에 대해 미수금이 전부 들어왔다.
단독주택의 거래는 아직 한산한 편이지만 역시 집값은 작년말에비해 10%정도 올라 방배동의 경우 대지50평·건평30필짜리가 4천5백∼5천만원정도이나 찾는사람이없다. 대지는 주택건실업자에게 파는경우 양도소득세 감면혜택을 받을수있게되자 「아파트」단지 주변에서 차차 거래가 시작될 기미지만 활발한 매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것같다는것이 복덕방업자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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