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돈형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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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태국의 수도「방콕」에서 서북쪽으로 약2백km 떨어진「칸차나부리」주「보프로이」구의「농쿰」마을은 78년도 지역개발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마을이다.
주민은 1백6가구 7백50명.
기자가 방문한 1월10일 마을 복판에 자리잡은 50여평정도의 마을회관에서는 주민50여명이 모여 지난1년간의 지역개발사업에 대한 평가와 올해사업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었다.
회관 한 귀퉁이에는 마을여성들이 만든 봉제품·뜨개질품·조화·바구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회의가 끝나자 남자들은 일터로 나가고 여자들은 그자리에 남아 약1시간동안 여성지도자로부터 뜨개질하는 법에 대한 강의와 실습지도를 받았다.
이같은 회의와 기술지도가 태국의 거의 모든 마을에서 1개월에 한번씩 열린다는것이 안내하는「프리야·움프른수트」양의 설명이다.
마을의 주택은 초가에서 「슬래이트」지붕으로 말끔히 단장됐고 집집마다 TV가 설치되어 있었다.
군데군데 「핌프」식 공동우물이 눈에 띄었고 마을안길은 5간의 폭으로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다.
유치원모양의 어린이보호「센터」에는 3세부터 6세까지의 어린이 20여명이 보모의 도움을 받으며「시소」와 미끄름틀에서 놀고있는가 하면 노래와 춤도 추곤 했다.
이들은 부모가 들로 일하러 나간 사이에 맡기고 간아이들이다.
태국의 지역개발사업은 영농방법개선·농촌공업육성등으로 농촌지역의 생활수준을 높이고 병원·보건소등의 설립으로 비위생적인 환경을 개선하고 도로개설·주택개관등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마련하는등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의 새마을사업과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마을주민의 습관이나 태도등 정신상태를 바꾸어 놓아 국민의 단결과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데 가장큰 비중을 두고있는 것이 특징이다.
1962년 내무성 안에 지구개발국이 실치됨으로써 시작된 지역개발사업은 78년말현재 4만7천3백64개 마을에서 사업이 수행되고 있고80년까지는 나머지 2천4백6개 마을에 개발사업을 착수, 전국에 걸친 1단계계획이 마무리된다.
국왕도 경제개발계획의 초점을 지역개발계획에 두도록 명령하는등 태국의 최대 사업이 되고있다.
태국정부가 가강 크게 노리는 점은 지역개발사업으로 주민을 단결시킴으로써 고질적인 공산「게릴라」의 준등을 막으려는데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주고 있었다.
태국국민은 역사적으로 정부의 보호에 익숙해져 마을개선도 당국의 책임이지 주민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판단, 자발적인 참여를 하지 않아 왔다.
그래서 정부는 지역개발요원을 임명해 자조·근면·협동 정신을 계발, 주민의 참여를 불러일으키고 지역자원을 최대한으로 개발, 활용토록했다.
내무성에 소속된 지역개발요원은 일정한 시험을 거쳐 선발되며 주민과 함께 일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얻기워해 4개월간의 교육을 받는다.
그들은 영농방법·보건위생등에 대한 지식도 배워야했다.
1명의 요원은 8∼10개마을의 통합체인 1개의「탐볼」(Tambol)을 책임맡아 그 마을에 파견되어 우선 마을의 사회경제적측면을 공부하여 주민들의 요구와 지역사회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파악한 뒤 이런문제를 해결하는 길과 방법을 찾으면서 주민들을 조직화하는 임무를 갖는다.
현재 요원은 5천4백1명에 이른다.
지역개발계획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다.
▲어린이계발계획=취학전아동의 심리적·정신적계발을 위해「탐블」마다 어린이 보호「센터」를 설치, 부모들이 일하고 있는동안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한다.
▲청년계발계획=젊은이들의「그룹」활동을 통해 건강증진·지도력함양·시민정신 배양등을 지도한다.
▲여성계발계획=보건·간호·생활개선을 위한 기술지도등으로 여성의 지위향상과 가정의 생활수준향상을 기한디.
▲지원자계발계획=외세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마을을 보호하는 『안전지원자 「그룹」 』과 화재·홍수·질병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는 『번영지원자「그룹」』을 결성하라.
▲공공재산개발계획=도로·「댐」·우물·학교건설등 공공기능 향상에 참여할 것을 강조한다.
▲정신계발계획=「리더십」훈련과 주민사이에 자조·근면·협동의 정신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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