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 전에 「배터리」가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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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클레오파트라」시대에 「배터리」가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서독에서 밝혀져 세계고고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이라크」 중앙박물관 소장품의 서독 전시를 마친 「힐데스하임」 박물관장 「아르데· 에게브레히트」박사는 2천년 전의 중동에서 「배터리」가 사용되었다고 발표, 학계를 놀라게 했다.
「에게브레히트」 박사의 연구대상은 2천여년 전 「티그리스」강 유역에 살았던 「파더」 유물로 높이 18cm의 토기 항아리와 길이 12m에 직경 2.5cm인 동제 원통, 그리고 이보다 작은 철봉뿐.
3개윌 간에 걸친 「에게 브레히트」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이들 3개 부품이 하나의 「배터리· 세트」라는 결론.
말하자면 한쪽 끝부분이 막힌 동제 원통속에 철봉과 산성 액체를 넣고 천연 「아스괄트」 로 밀폐한 다옴 이를 토기에 넣어 보기 좋은 「배터리」로 사옹했다는 설명이다.『물론 「에게 브레히트」 박사의 주장은 실험 결과로도 뒷받침된다. 「메소포타미아」 발굴품의 모조품을 만들어 산성의 포도즙으로 실험한 결과 0.5 「볼」의 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파더」 문화가 명멸된 「티그리스」 일대에서 천연 「아스팔트」가 대량으로 생산되었다는 사실도 「배터리」 설의 중요한 뒷받침이다.
여하튼 여지껏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문제는 「배터리」의 용도와 어떤 산성액체를 사용했느냐 하는것. 산성액체로선 사과· 「오렌지」 등 농축된 과일즙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지만 용도에 관해선 어느정도 이견으로 엇갈려 있다.
1936년 이 발굴품이 「파더」 유적지에서 발굴되었을 때 주문까지 발견되었다는 점을 들어 마술용이란 설도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2천년전의「파더」 문화엔 도금된 그릇·장식품이 적지 않아 도금용이라는 설명이 보다 설득력이 높다.
이 연구를 계기로 전기사가 새릅게 정리되어야 함도 물론이다. 「이탈리아」의 과학자 「루이지·갈바니」가 1789년에 개구리 실험을 통해 전기를 발견했다는 전기사 자체가 수정되어야하기 때문이다.【본-이근양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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