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뉴 서울 관광 호텔에 불|질서 지켜 피해는 적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7일 상오 1시30분쯤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29의 l 「뉴」 서울 관광 「호텔」(17층·l급 관광「호텔」·이일규·40) 객실 311호에서 불이나 한국은행 인사과장 조태영씨 (38)와 30대 남자 등 2명이 숨지고 재일 동포 장종광씨 (37·일본 신호시 장전구 대교정) 등 5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3, 4층 객실 14개를 태운 뒤 1시간만에 꺼졌다.
불이 났을 때 「호텔」에는 3백여명의 투숙객과 「나이트·클럽」 손님 2백여명이 있었으나 80여명의 종업원들이 침착하게 대피를 유도해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았다.
경찰은 피해액을 6백50만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호텔」측은 2천만원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 「호텔」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으나 소방 「호수」가 닿을 수 있는 층까지는 설치하지 않아도 되므로 불이 난 3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대피>
불이 나자 객실 l백48개에 나누어 잠자던 3백여명의 투숙객들과 15층 「나이트·클럽」에서 밤새워 춤추던 손님 2백여명·「호텔」 종업원 30명·「나이트·클럽」 종업원. 50명 등 5백80여명은 옥외 비상 계단을 통해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뉴」국제 「호텔」 (16층) 옥상으로 대피하거나 고가 사다리차 등을 통해 탈출했다.
이 「호텔」은 각층에 소화전·화재 경보기·비상「벨」과 3개씩의 포말 소화기 등이 갖춰져 있고 비상 계단에 연결 송수관, 9층엔 가압 「펌프」장, 14·l5층엔 「스프링클러」등 방화·소화 시설이 비교적 제대로 갖춰져 있었으나 정작 불이 났을 때 비상 「벨」이 작동하지 않아 대피가 늦어졌다.
화재 당시 6층에서 근무하던 객실과 종업원 차철호씨 (21)는 l층 「프런트」에서 구내 전화를 통해 대피 지시를 받고 각층에 연락 「호텔」 종업원 30명이 객실문을 두드리며 투숙객을 깨워 비상 계단으로 대피하도록 도왔다.
15층 「나이트·클럽」에서 종업원 50여명이 손님들에게 불이 난 사실을 알리고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대왕 「코너」 사건처럼 떼죽음을 당한다』고 경고, 손님들을 두줄로 세운 뒤 차례로 60㎝ 떨어진 「뉴」국제 「호텔」 옥상으로 피신토록 했다.
장씨는 5일 재일 동포 모국 방문단 9명을 인솔, 2박3일의 여정으로 이 「호텔」에 머무르다 변을 당했다.
한국은행 인사과장 조씨는 305호실에서 부하 직원 2명과 함께 잠자다 『불이야』하는 고함 소리에 놀라 창문을 통해 길바닥으로 뛰어내려 중상을 입고 고려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으며 304호실에 투숙한 30대 남자는 연기에 질식, 숨졌다.

<발화>
불은 6일 하오 5시쯤 이 「호텔」 311호실에 투숙한 한국은행 등 사실 근무 최기환씨 (69)가 동료 직원 2명과 함께 밤새워 신입 행원 채용 시험지의 등사를 하다 원지를 붙이는데 쓰는 인두가 달린 석유 「램프」를 넘어뜨려 일어났다.
최씨 등은 불이 채용 시험지와 등사 「잉크」에 번지자 이불 등으로 덮어 끄려했으나 실패했고 3도의 중화상까지 입자 1층 「프런트」로 달려 내려가 종업원들에게 불이 난 사실을 알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