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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베를린」의 고민… "일손이 모자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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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본=이 근 양 특파원】서독당국의 집중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백림이 서서히 사양화의 길을 걷고 있다. 서독 및 미·영·불의 주장과는 달리 소련이 서백림을 계속 점령지로서 해석함으로써 야기되는 시민의 불안감이 서백림의 사양화를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서백림 사양화의 조짐은 특히 인구「피라밋」의 노화에서 쉽게 찾아진다.
물론 서독과 서백림당국의 적극적인 인구유입정책에 힘입어 총인구는 10년 전부터 2백만으로 고정. 문제는 65세이상의 노년층이 15%에 불과한 서독본토와는 달리 「베를린」에서는 전체의 23%, 여자가 남자보다 26%나 많으며 외국인인구가 무려9%를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도시가 노화되면서 여자와 외국노동자의 서백림이 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자료다.
비정상적인 인구「피라밋」에 따른 타격은 무엇보다도 산업계서 민감하게 반영된다.
백림장벽이 구축되던 6l년까지 30만명선이던 공장취업자들이 77년초에 19만으로 격감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이해는 쉽다. 더욱 기술개발이 인력감소의 요인이라고는하나 70년과 오늘을 비교해볼때 일반공장종업원이 30%, 강철공장종업원이 30%나 줄어 서백림의 사양화를 통계로 입증해준다. 특히 전자회사의「지멘스」, 전기의「오스람」, 화학의 AEG등 서백림에 자리잡은 몇몇 공장은 종업원을 확보하지 못해 폐업위기에 놓여있다.
물론 그동안 서백림에 대한 연방정부의 특혜는 상상이상-.
본토 10개주와는 달리 서백림정부가 예산의 40%를 연방정부로부터 보조받는다는 사실이 그 대표적인 예가된다. 여기에 서독-서백림간의 장래를 촉진키 위해 비행기요금의 5∼7%를 연방정부가 부담하는데다 원칙적으로 수혜자부담인 서독∼서백림간의 육로 사용로마저 연방정부가 대납해주는 특혜-.
그밖의 각종 영업세에 대한 혜택도 적지않고 취업및 주택여건도 본토와는 비할바아닌, 정책적으로는 가장 살기좋은 서백림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특혜에도 불구하고 서백림이 사양화한다는 사실은 설명할 필요도 없이 특수한 여건에 따른 불안감 때문-.
지난해만해도 「카터」미대통령이 현지를 방문, 지원공약을 공개적으로 밝혔는가하면「나토」역시 회의때마다 서백림방어를 다짐하지만 실제 현지인들은 「탈백림」만 생각한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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