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증시의 존립양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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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새경제 「팀」의 합동기자회견에서 증권시장에 대한 대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음으로써 증시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22일의 증시는 후장부터 실망투매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무드」가 계속되면 올해 종합자금 수급계획상으로 기대하고 있는 증시를 통한 내자동원은 공염불에 흐를 공산이 짙다.
당장 증시부양을 위한 대책을 서두를 처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증시의 본질과 기능을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증시발전을 위한 본격적인 검토가 있어야할 것은 불가피한 요청이라 하겠다.
우선 증권시장의 장기적 육성을 위해서는 금리생활자가 중산층으로서 광범하게 형성되어야 한다는 기반형성문제를 진지하게 연구해야 한다. 아무리 우량주식이 풍부하게 공급될 수 있어도 기본적으로 금리생활에 만족하는 층이 광범하게 형성되지 않는 한 증권시장의 안정과 장기적인 성장은 기대할 수가 없다. 그 전형적인 예로서 「런던」시민의 과반수가 내용적으로는 금리생활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증시의 장래를 위해 깊이 음미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따라서 금리생활층 형성의 조건과 그에 마른 조장책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검토하고 정책으로 구체화시켜 나가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분배면에서의 중산층 형성책과 세제면에서의 지원, 그리고 금리생활에 위협을 주지 않는 경제의 안정화 시책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경제의 안정을 통한 금리생활층의 정착화 다음에 제기되는 문제는 금융자산간의 대체성과 균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정된 정책의 추진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자산간의 대체와 균형문제는 크게 보아 채권이율· 주식배당율· 정기예금이율의 상호관계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이며, 이는 기본적으로 정책당국의 신중한 정책운용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세째로, 이자율 일반에 급격한 변화를 주는 통화공급율의 급변은 증시를 교란하는 근본 요인임을 인식해야 한다. 급격히 통화 공급을 억제하면 시장 금리가 급등함으로써 금융자산 보유에 타격을 주는 것이며, 근자의 증시침체는 근본적으로 예상을 뒤엎은 통화시책의 강행때문임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증시의 장기적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공급율의 안정성이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것임을 주목해야 한다.
네째 ,증시의 장기적인 창달을 위해서는 금리생활층의 안정적 성장이 대전제라면, 금리생활자들이 주식을 포함한 금융자산을 포기할 요소, 예컨대 부동산투기·상품투기등의 요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은 사전적인 예방기능을 충분히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들 제조건과 요소들이 갖추어질 때라야 비로소 증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여건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여건만으로 자동적으로 증시가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여건이 갖추어져도 증시가 제기능을 발휘토록 하려면 증시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원래 주식시세는 경기선행지표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정상이다. 새로운 상품, 새로운 시장,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때 마다 기업의 혁신적인 이득을 전제로 하는 기대이익이 주가상승으로 반영되는 한편, 상품수명의 쇠퇴를 예상한 주식하락이 자연스럽게 반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예상을 근거로 하는 주식등락은 투기가 아닌 것이다.
그때문에 증시는 투자기금의 조달과 회수기능을 산업의 성장과 쇠퇴과정에서 원활히 수행하도록 매개하는 본질적 기능을 함으로써 자본제경제의 자본회전을 순조롭게 하는 한편 금리생활자들로 하여금 저축과 투자에 자발적으로 참여케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증시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창달시키기 위한 진지간 연구와 여건조성에 힘써주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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