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의 새마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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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저 사람의 마음은 사방 한치 안되거는, 여기에서 요순도 되고, 걸주도 되니 어찌 두렵지 않은가.』
조선8대 문장가의 한 사람인 귀봉선생(1534∼99)의 말이다. 요와 순은 고대중국의 성천자이며, 하나라의 걸과 은나라의 주는 천하에 다시 없이 포학한 임금이었다.
『빌헬름·텔』『군도』등의 명작을 남긴 독일의 극작가 「쉴러」도 비슷한 말을 했었다.
『당신의 마음속에 지명의 별이있다.』
「바른 마음」은 옛사람들에 의해「바른 마음」으로 칭송되고 있다.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갈이 있다』는 말은 성경의 한구절이다.
일찌기 벼슬을 물러나 산림한거의 즐거움을 누렸던 명나라의 홍자성도 『심부가부허 허칙의리내거』 라고 했다. 『마음이 비어있지 않으면 안된다. 마음이 공허하면 정의와 진리가 거기에서 깃을 편다』는 뜻이다. 그는 이런교훈도 남겼다.
『마음의 바탕이 밝으면 어두운 방안에도 푸른하늘이 있고, 생각하는바가 어두우면 백일하에서도 도깨비가 나타난다.』
영제국 번영기인「빅토리아」왕조시대의 젊은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던 『자조론』의 명자 「스마일즈」는 이런 말을 했었다.『고귀한 국민은 고귀하게 다스려질 것이며, 무식하고 부패한 국민은 치욕적인 통치를 받을 것이다.』
그는 한 나라의 진보나 문명은 그 사회를 구성하는 남녀나 어린이들의 인간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고귀한 국민의 품성으로 경면과 정력·덕행을 지적했다. 이런 국민들을 가진 나라는 진보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각 개인의 나태·사심·악덕은 곧 나라의 쇠퇴를 가져온다고 갈파했다.
「스마일즈」는 특히 젊은이들을 일깨워 건실과 정직은 나라의 미래와 사를 밝히는 길이라고 까지 말했다.
그런 생행과 인격은 부지불식간에 다른 사람의 생활속에 스며들어 후대에까지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영국인의 기질은 백정집안에서「셰익스피어」를 낳게하고, 구둣방에서 유명한 학음와 종교가를 탄생시켰다.
오늘날에도 영국인이라면 누구나 마음과 몸가짐이 말쑥한 신사를 연상한다. 때로는 무능하고 답답해보이지만, 그러나 견실하고 겸허한 생활자세는『의젓한 영국』을 지켜가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일고있는「새마음」운동도 결국은『의젓한 한국인』이 되자는「캠페인」이다. 올해는 학생들을 위한 새마음운동의 해라고 한다. 영국의 경우를 귀감으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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