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군사력의 재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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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그동안 북괴군사력이 저평가되었다는 새로운 정보보고에 따라 미국내에서는 주한미지상군철수 계획의 재검토론이 제기되고 있다.
북괴군사력에 관한 새로운 정보보고의 전모가 밝혀지고 있지 않으나, 지금까지의 미국측 판단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상병역의 숫자에는 큰 변화가 없으나 부대 편제가 41개 사단및 여단과 6백개 기동대대로 증편되었다고 한다. 「탱크」도 2천여대로 늘었다.
그동안 「유엔」군사, 내외통신, 「런던」의 국제전략연구소등을 통해 밝혀진 북괴지상군의 병력은 특수부대 5만9천명을 포함하여 48만9천명이었다. 편성상으로는 20개보병사단·3개기계화사단·2개전차사단과 4개 독립보병여단·6∼8개경보병여단, 그리고 5개 기갑연대였다. 사단및 여단규모의 부대만 합쳐 35∼37개였었다.
지장군의 주요장비로는 수륙양용「탱크」1백대를 포함하여 1천9백50대의 「탱크」, 7백50대의 장갑차, 3천문 이상의 야포, 24기의 지대지「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되었었다.
그러나 미국측이 이렇게 북괴의 전투사단을 보병· 기계화·전차합쳐 25개로 본데 비해 한국측은 76년이래 30개로 판단해왔다.
미국의 새로운 정보보고는 결국 우리측의 판단이 미국측보다 사실에 가까왔음을 입증해준 셈이다.
북괴의 전투보병사단은 9천명미만의 병역으로 조직돼 병역면에서는 우리 전투사단보다 작다. 그러나 전투병력 비율이 높고 화역및 기동력장비에 있어 우세하다.
북괴가 전면공격을 감행하려면 공격전면과 6·25의 경험, 그리고 한국군의 배치를 감안할때 약50개사단의 병력이 필요하다는게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다.
따라서 정규군만으로는 전면공격이 어렵고, 이를위해 1차적으로 동윈될 조직으로 이른바 「교도대」를 편성해 놓고있다. 26만명의 교도대 조직은 23개사단으로의 즉각 편성이 가능하다고한다. 그 경우 북괴지상군은 60여개의 사단및 여단을 보유하게 된다.
이정도의 병력과 장비면 전면공격뿐 아니라 제2전선 구축에까지 이용될 위험마저 없지 않다.
물론 북괴가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동안 우리의 국방력도 크게 증강되었다. 그러니 북괴군사력을 재평가한 정보보고를 놓고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다만 상대의 전력을 저평가한 바탕위에서 중요정책이 결정되었다면 그러한 정책은 재고되어 마땅하다.
주한미지상군 철수방침의 재검토론이 미국의회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건 그런 의미에서 극히 당연하다.
작년 7월의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는 남북한의 군사적 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태변화가 있을 경우 철군계획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합의한바 있다.
철군정책 결정의 바탕이었던 북괴의 전력평가가 사실보다 크게 저평가되었다는 새로운 발견은 철군계획자체를 재조정해야할「중대한 사태」임에 틀림없다.
「카터」행정부는 안보협의회의 합의뿐 아니라 원천적으로 잘못된 평가와 결정을 시정한다는 차원에서도 철군정잭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또 「카터」행정부가 국내정치적 고려에서 80년 미대통령선거전까지로 예정된 1, 2차 철군계획의 뼈대만이라도 유지하려들가 능성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대비책은 오직 한가지 국군의 전투력과 국민적 단합을 증진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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