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 「파리」에 한국미술전시회 잦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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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9년을 맞는 연말연시에 한국미술이 「파리」의 여러 곳에서 전시되고있어「파리」화단의 주목을 끌었다.
재미화가 백남준의 이른바 「비디오」 예술은 지난봄 「풍피두·센터」에서 정보화시대의 새로운 시도로 화제를 일으킨데 이어 두 번째로 「파리」 현대미술관에서 79년1월까지 전시중이다.
지난11월11일부터 79년l월29일까지 한국현대작가 9명이 참가한 현대미술제2차 국제전은 「그랑·파레」에서 「그리스」 「튀니지」 「시리아」 등과 함께 열리고 있으며 김인중 등 3명의 한국작가들이 개인전을 가졌다.
「파리」에서 백남준의「비디오」예술은 이 방면의 최대작가와 개척자로 높이 평가받았다. 지금까지 화폭에 담겨졌던 그림은 「비디오」예술에 있어서 전통성이 파괴되었다.
하나의 시각미술로서 TV수상기와 「카메라」, 그리고 대상물이 전통적 의미의 회화나 조각의 화구대신에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환각작용인지도 모르며 전시장 입구의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좋은 예가 된다.
이 조각을 「카메라」를 통해 다시 투영, TV속에 하나의 움직이는 새로운 「이미지」로 재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비디오」예술의 「파이어니어」인 백남준의 새로운 예술은 새로운 기법을 이용함으로써 미술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과 관습을 뒤바꾸었다고 신문들이 격찬했다.
「그랑마파」의 제2차 국제전은 한국 현대미술의 「코즈머폴리턴」적 성격을 극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원래 「스페인」이 초대되었지만 「미로」와 「달리」등 대가를 낳은 이 나라가 참가를 거부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웃 「그리스」나 「튀니지」 등의 작품들이 모두 개성이 뚜렷한 『그들의 것』을 들고 나온데 비해 유독 한국작품들만이 무국적의 가장 비 한국적인 것들만 선정되었다.
김환기와 이우환, 그리고 권영우 등 외국거주작가들의 작품들에서 세련미를 찾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초 현대성을 강조한 나머지 우리 것을 상실한 방황하는 한국추상화를 폭로한 셈이며 「파리」 비평계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이유를 반성해야만 할 것 같다.
이밖에 신부로서 확고한 지위를 굳힌 김인중 개인전이 호평을 받았고 심경자는 「폴·파케티」화랑에서 처음으로 대작들을 들고 나왔으며 「수랑주」화랑에서 최광선이 한국풍경화로 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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