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독서로 연휴를 값지게

1년중 가장 바쁜철이지만 그러나 「연말연시」는 사람들에게 어떤 시간의 가름을 일깨워주는 귀한 때다. 복잡한 일상생활을 1년에 한번 뒤돌아보고 또 앞일을 계획하는 이 기간은 그렇기 때문에 그 어느때 보다도「생각하는 시간」「뜻있는 일」이 필요하다. 「책읽기」는 바로 그중의 하나다.
시간과 생활에 쫓기는 도시인들에겐 더욱 새해휴가가 독서로 환영받는다. 『책 한보따리를 싸들고 사라지겠다』는 말이 올연말 각 직장의 유행어가 되고 있다. 서점가에서도 『12월중순들어 어느해 보다 책이 많이 팔린다』고, 특히 직장인들이 무더기로 책을 골라가는 경향이라고 말한다.
일요일까지 겹쳐 4일간 연휴가 되는 이번 「연말연시」는 특히 의미있는 신간들이 어느해보다 많이 출간돼 독서층을 늘리고 있다. 매년12월이면 많이 나오는 동화의 경우도 최근에는 어른과 함께 보는 동화, 어른들에게 더 많은 뜻을 주는 동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여성관계책도 문제의식을 일깨우는 외국의 명저들이 많이 번역됐다.
문학평론가 김치수교수(외대)는 『일시적인 흥미보다는 두고두고 생각할수있는 책을 읽자』고 권한다. 독서를 통해 79년의 실계가 뜻을 심는것이 되도록 하자고 동요작곡가 김숙경씨는 말한다. 『나와 이웃에 골고루 보람을 찾는 길을 독서를 통해 찾자』고 했다. 「멕시코」어느 가난한마을의 이야기『산체스네 아이들』(청년사간·상하권·각1천5백원) 처럼 이 지구위에 우리가족들의 어렵게 살아가는 모습을 함께 느끼는 그런 독서를 그는 권한다.
우리인간의 역사를 캐어보고, 오늘의 이웃을 찾아보고, 그리고 미래를 위해 어린이와 어른에게 모두 꿈을 주는 책들-.
연말연시는 이런 분야의 책들이 가장 값지다고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사회학자 이핵재교수(이대)와 문학평론가 임헌영씨가 추천하는 『이번 연말연시에 읽을만한 신간』들을 소개한다.

<마더·존즈>
20세기의 큰 문제로 꼽히고있는 「여성문제」를 어느 한 여성의 일대기를 통해 제시한 책. 미국 노동자의 어머니로 불리는「마더·존즈」(1830∼1930)의 가시밭길의 생애를 감명깊게 그리고 있다. 오늘의 문명을 대표하는 미국이라는 사회속에서의 노동문제를 가장 생생하게 부각시킨다. (이옥경역·평민사간·1천5백원)

<분단시대의 역사의식>
한국의 역사를 「현재」라는 시각에서 새롭게 바라볼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이 어떤시점에 있는가를 아는데 길잡이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평했다. (강만길저·창작과비평사간·1천9백원)

<88명의 남여와 2명의 여자>
연말이면 불우이웃돕기운동이 쏟아지고 있는데 그러나 「진정한 불우이웃이 누구인가를 가르쳐 주는 책」이라고 임헌영씨는 요즘에 꼭 읽어볼 책이라고 말한다. (백제사간·1천4백원)

<산체스네 아이들>
오늘의 가정, 오늘의 사회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책. 가난한 동네사람들의 실체이야기를 그대로 옮긴 것인데 「어떤 소세보다도 더 감격적』이라는 평을 받고있다.(박현수역·육년사간·1천5백원)

<하늘을 나는 장화>
「프랑스」의 대표적 풍자작가「마르셀·에메」의 어른과 어린이를 위한 장화. 어린이나 어른이 각기 자기세대 나름대로 받아들일수 있게, 세태를 상징적으로 그린 작품집이다. (오생근역·과학과인간사간·1천2백원)

<백설공주의 계모는 어떻게 되었나>
『이책이 내가 살고있는 현장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번역하기로 했다』고 역자 차경아씨는 말한다. 어린이의 세계, 동화의 세계를 통해 그 뜻을 펴는 독일작가「라이너·쿤체」의 대표작. (차경아역·두례사간·1천원)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금년도 불「공쿠르」상수상작. 유독 젊은 작가가 자신이 경험치 못했던 그 이전의 과거를 찾아간 소설이라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인간의 잃어버린 과거를 찾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파트릭·모디아노」작·김화형역·두례사간·1천5백원)

<여성은 이방인인가>
한국에서의 여성문제를, 그동안 여성단체 활동에 앞장서온 여성의 입장에서 파헤친 책. 특히 산업사회와 여성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최찬희저·동문출판사간·l천3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