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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침체 못 벗을 듯 부동산 경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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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8월 이후 푹 꺼진 부동산 경기는 내년 초에도 계속 침체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주도하는 주택 경기가 계속 침체되는 경우, 주택 공급 정책에 차질이 올 것을 우려, 건축 경기 회복 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내년에 곧 경기가 호전될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아파트」 건설업계·학계·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 대부분의「아파트」 업자들이 올해 불경기를 피해 건설을 미룬「아파트」물량이 내년 초에 쏟아져 수급 불균형이 예상되고 ▲국토 이용 관리법 등 토지 관계법의 시행 세칙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토지 거래가 계속 주춤할 것 같으며 ▲ 업계의 자금난과 주요 건 재의 원활한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경기 종합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내년 초 건축 경기는 불투명 또는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말에 일부「아파트」·주택 거래가 이루어지기 시작, 내년 봄에는 부동산 경기가 활기를 띨 조짐이 있다는 낙관론도 있으며 관계 당국자는 정부가 경기 대책을 마련 중인 것에 기대를 걸기도 한다.
①권태준 교수(서울대 환경대)는 새로 제정된 국토이용 관리법 등 토지 관계법 시행 세칙의 방향과 제정 시기가 내년도 부동산 경기와 직결 될 것이라고 전제, 시행 세칙이 나와도 업계와 주택·토지의 실수요자가 새로운 세칙에 대한 적응기간이 필요하므로 그 적응기간까지는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권 교수는 또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민간 부문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들어 부동산 투기 방지책과 부동산 시장 육성책이 균형을 유지해야 된다는 견해에서 토지 관계법 시행 세칙 제정에 신중을 기해야 되나 앞으로의 부동산 경기를 위해서는 시행 세칙 제정을 서둘러 빨리 경기를 되찾게 하는 방법, 경기를 회복시켜 안정케 한 다음 시행 세칙을 만드는 방법 중 정부에서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내년도 부동산 경기가 좌우될 것이라는 견해다.
② 안승재씨(한양주택 이사) 는 주택 경기 침체 현상은 내년도 상반기까지 계속되었다가 하반기에 가서야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아파트」부터 점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정부가 내년도 계획하고 있는 공공·민간부문「아파트」·주택건설 31만 가구 외에 대부분의「아파트」업자들이 올해 예정했던「아파트」를 내년으로 미루어「아파트」수급 불균형을 초래, 업자들은 노임과 주요 건 재 등의 이중 가격, 자금난으로 계속 어려운 입장에 부닥칠 것으로 예측했다.
③이 같은 견해와는 달리 내년에도 정부의 공공부문 주택자금이 재정 투융자(주공 출자) 5백65억 원을 비롯해 주택은행 2천5백억 원, 지방관서 등이 1천7백35억 원 등 모두 4천8백억 원이 살포될 예정으로 있고 선거가 끝나면 부동자금이 다시 부동산에 흘러들 것을 기대하면서 내년 봄부터 부동산 경기는 풀릴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④「아파트」가·지가가 떨어지기를 기다려 관망상태였던 실수요자 위주로 내년 봄부터 부동산 경기가 동면에서 깨어날 것이라는 견해(한보주택 임갑현 전무) 와 부산·대구 등 지방에서 지난 11월초부터 차차「아파트」경기 회복의 조짐이 있는 것을 볼 때 봄 이사철에 주택·「아파트」거래가 다소, 활기를 띠기 시작할 것으로 보는 의견(삼익주택 손일근 전무) 이 있다.
⑥김창곤 건설부 주택국장은 내년 1·4분기 건축 경기는 불투명하지만 금년 4·4분기보다는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건설부로서는 주택경기 대책을 이미 세워 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국장은 주요 건재 수급을 포함, 물가·투기억제·세정·금융정책면에서 정부가 어떤 종합 대책을 강구할 것이냐에 따라 내년도 부동산 경기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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