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를 누비는 혼혈가수들|그들의 인기판도를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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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혼혈가수 윤수일군이 「데뷔」 1년만에 TBC방송가요대상신인상을 수상하자 혼혈가수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부쩍 높아졌다. 현재 활동중인 혼혈가수는 「톱·클래스」의 윤수일군을 비롯해 함중아·박일준, 그리고 여성「보컬·트리오」「희시스터즈」의 「리더」 김인순양등이다.
이 가운데 박일준군과 김인순양은 흑인혼혈가수. 이들은 최근들어 부쩍 높아진 인기를 바탕으로 가요계 정상을 향해 활발한 활동을 펴고있다.
이들 혼혈가수들의 「데뷔」곡과 「히트」곡들은 대부분 피부색이나 외모가 달라 일부 사회에서 받아야하는 편견과 이들 편견에 대한 갈등을 노래하고 있는지 특징이다.
우리가요계의 혼혈 「스타」제1호는 60년대 중반에 크게 활약했던 유주용씨와 그의 누이 「모니카유」. 유주용씨는 경기고를 거쳐 서울대문리대에 진학한 다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모니카유」 역시 이화여고를 나와 가요계와 영화계를 두루 석권했었다.
두 사람은 서구풍의 「마스크」가 오히려 연예활동에 도움을 준 「케이스」로 당시 이들의 인기는 대학생 사이에 특히 높았었다.
그뒤를 이은 첫 흑인혼혈가수가 71년에 「데뷔」한 「샌디김」군. 김군은 처음 TBC-TV「탤런트」로 「데뷔」했으며 노래뿐만 아니라 「프로·복서」로도 활약했고 현재는 제일동포 아가씨와 결혼, 연예활동에서 잠시 쉬고있다. 70년대 후반에 들면서 혼혈아들의 연예계「데뷔」는 부쩍 늘어났으며 대부분이 「로크·그룹」을 통해서였다.
첫혼혈「그룹」이 『황금의 포도알』이란 뜻의 『골든·그레이프스』. 그 뒤 「프로·복서」이 「안사노」가 조직한 「LAS」가 뒤를 따랐다.
또한 흑인혼혈 가수로만 뭉처진 『블루노트』가 뒤이어 등장했다. 『사랑만은 않겠어요』로 「데뷔」 1년만에 정상을 차지한 윤수일 군도 바로 이 「골든·그레이프스」출신. 경남울산이 고향으로 울산공대건축과를 다니다 상경, 이 「보컬·그룹」에 참여하면서 행운을 잡았다. 윤수일군에 앞서 역시 「골든·그레이프스」의 「멤버」였던 함중아군은 「양키스」란 새로운 「보컬·그룹」을 이끌다가 금년봄에 「솔로」로 전향, 「데뷔」곡 『안개속의 두 그림자』가 크게 「히트」하면서 「스타덤」에 올라섰다.
남녀를 구별하기 어려운 애조띤 음색이 이색적이며 최근 「디스코」곡으로 작곡된 『정든고향』도 대단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함중아군은 아직도 「골든·그레이프스」에서 활약중인 친형 함정필군과 함께 작곡법, 「오키스트레이션」공부까지 끝낸 성격파다.
함군이 취입했던 『서머·타임』은 주한 미군방송인 AFKN 「라디오」를 통해 자주 방송될 정도로 일품이다.
한편 민요가수 김상범씨에 「픽업」된 박일준군은 「해리·벨러폰테」를 연상시켜주는 미남형의 혼혈가수다. 「라이처스·브러더즈」의 『언체인드·멜러디』를 가사를 바꿔 부른 『오! 진아』로 「데뷔」한 박군은 최근 『갈까요』를 발표, 흑인혼혈아가 겪는 사랑의 슬픔을 노래하고있다.
1백72cm의 키에 몸무게 64km의 박군은 부모를 알수없는 고아로 대신고교를 졸업, 흑인혼혈「그룹」 『블랙·라이트』을 거쳐 「데뷔」했다.
이밖에 혼혈가수들은 대부분 「보컬·그룹」을 조직, 활동하고있다. 그러나 이들 「솔로」가수들의 폭발적 인기에 영향을 받아 앞으로 더많은 가수가 「솔로」로 「데뷔」할 전망이다.
아뭏든 혼혈가수들은 개성있는 외모와 그들 특유의 호소력, 그리고 비애에 젖은 음색으로 하여 한동안 「팬」들을 사로잡을 것이란 것이 가요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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