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관광객 백만명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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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 들어 우리 나라를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이 27일 비로소 1백만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세계에서 39번째,「아시아」에서는 지난해 일본에 이어 7번째로 연간 외래 관광객 1백만명 대를 넘어서는「관광선진국」으로 급 성장하게 된 것이다.
바로 10년전 만해도 4만 여명에 불과할 만큼 빈약했던 외래 관광객 유치실적이 이제 1백만명이란 힘겨운 고지를 점령함으로써 세계굴지의 관광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은 매우 뜻있고 자랑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무엇보다도 그동안 안팎으로 어려운 여건과 많은 시련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관광진흥에 힘써온 국가적 노력의 결정인 동시에 국력 신장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지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올해는 한국 관광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 의의가 있는 해라고 보아도 지나치지 않다.
흔히 외래 관광용 1백만명이라면 관광산업은 그 차원을 달리할 새로운 분기점에 이르렀음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 우리나라 관광 산업도 올해를 분기점으로 이제까지의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세계 속의 관광 한국을 위한 새로운 진로 및 수용태세의 정비 방안을 모색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관광사업이란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이 외화 가득율이 가장 높은 이른바「무형수출산업」으로서 국가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데다 그것이 국가 홍보의 좋은 매체가 된다는 점에서 어느 산업 못지 않게 그 비중이 무거운 것이다.
때문에 관광산업의 방향은 단순한 실리타산에 앞서 유치해온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의 참된 모습을 소개하고 그들과 우리국민들 사이에 상호이해와 존경의 관계를 맺게 함으로써 한국의 격조를 느낄 수 있도록 추진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도 그동안 적잖은 관광업체들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보리와「손님 뺏기」작전에 급급한 나머지 무모한「덤핑」계약을 맺어 무작정 외래 관광객을 데려다 놓고는『기생「파티」』유의 퇴폐유흥으로 한국의「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국제 여행업계의 거래 질서를 문란케 해온 것이 사실이다.
물론 관광업계는 지금까지 외래 관광용 1백만명 유치라는 힘겨운 목표를 설정해 놓고 그것을 달성해야 한다는 정책의 강행에 쫓겨 본의 아닌 부작용을 빚었다고 변명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초기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묵인돼오던 관광업계의 이같은 부조리를 앞으로도 더 시정하지 않는다면 종국에는 외래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허점을 보여 비웃음을 사고 저자세, 싸구려 관광이란 그릇된「이미지」를 심화시켜 도리어 역 효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우리는 오늘의 발전을 더욱 확고한 궤도 위에 올려놓고, 81년까지로 책정된 외래관광객 2백만명 유치라는 또 하나의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불비점을 보완, 건전한 관광한국의「이미지」확립에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야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그래프」에 상승하는「실적」못지 않게 관광한국의 장기 전망이란 차원에서 이제까지의 관광시책이 재음미 돼야 할 것으로 믿는다.
여기에는 범국민적 관광환경의 조성, 관광 업체의 체질개선 그리고 출입국 절차의 간소화를 포함한 행정지원 체제의 대폭 강화 등이 필수적인 과제임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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