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앉아 얘기하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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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벌써부터 점두에는 울긋불긋한 「크리스머스·카드」와 연하장이 나돌아 세모를 재촉하고 있다. 또 한해가 저물어 간다는 감상은 새삼 명소에 잊고 살던 먼 곳의 벗에게 「카드」를 띄우게 하고, 떨어져 살고있는 웃어른들께 문안편지도 쓰고 싶은 마음이 되게 한다. 모처럼의 편지가 보내는 이의 심경을 그대로전해 받는 이의 기쁨이 되려면 몇 가지 편지 쓰는 요령을 익혀들 필요가 있다.

<편지>
어지간한 일은 대부분 전화로 처리하는 현대인은 좀체로 편지를 쓰지 않는다. 따라서 편지 쓰기를 무척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편지는 『쓰는 이의 진솔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된다』는 것이 시인 홍윤숙 여사의 얘기.
『엄동지절에 가내 두루 평안하옵고…』식의 형식적이고 낡은 한문 투의 귀절은 피하고 안부를 묻는 솔직한 심정을 예절을 갖춰 서술해 나가면 된다. 또 지나치게 어려운 단어나 외래어를 자주 섞어 쓰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편지를 띄우는 이의 심경을 소상히 알 수 있도록 분명하고 정확한 단어룰 쓰되 너무 딱딱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만나 함께 이야기하듯 대화체의 문장을 쓰는 것 이더욱 다정하고 가깝게 느껴진다.
『사랑하는 엄마! 오늘은 9월10일, 벌써 가을이 되었읍니다. 여름이 언제 사라졌는지, 힘든 시간이었지만 언젠가 또 웃으면서 기억할 수 있겠지요. 중략… 엄마! 제가 미국에 온지 벌써 1년이 넘었지요? 지긋지긋한 시간이었어요. 아무런 생각도 못하고 그저 살아 넘기던 가을. 아마 울고 지내던 겨울. 그리고 쉬고 놀고만 싶던 봄…. 지금 동부 해안가 친구네 집에서 그들 가족과 어울리니 엄마·아빠 생각이 나서 더욱 우울하군요.』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에서 화학을 공부하고 있는 홍윤숙여사의 따님 양지혜 양이 어머님께 보낸 편지의 몇 귀절을 인용한 것. 외국에 나가 공부하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 부모님을 그리는 애틋한 심경이 그대로 드러난 편지는 읽는 이에게 감동을 준다.
편지를 쓸 때는 종이와 필기도구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원고지나 편지지 어느 것이나 무난하지만 웃어른께 보내는 편지에 색지는 피한다. 또 글씨가 자칫 지저분해지기 쉬운「볼펜」은 피하고 만년필로 정성껏 써 내려가도록 한다. 편지봉투에는 받는 이의 주소·성명뿐 아니라 보내는 이의 것도 명기하도록 한다.

<카드>
「카드」를 보낼 때는「카드」에 인쇄된 축하말과는 별도로 반드시 자신의 진심 어린 몇 귀절을 짧게나마 덧붙도록 한다. 인쇄된 축하말만으로는 너무 형식적인 느낌이라 받는 이의 기쁨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연하장에는 또 지난해의 은혜를 감사드리고 아울러 새해의 복을 비는 진심 어린 축하의 말을 적어 보내도록 한다.

<해외에 보낼 때>
해외에 있는 친지나 친척들과의 왕래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소홀해지기 쉽다. 이맘때 쯤이면 고국을 뗘나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이곳 소식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크리스머스」나 신정에 맞춰 「카드」 나 선물을 보내자면 우편물의 폭주로 지금부터 서둘러야한다.
지역별 「카드」발송요금은 (개봉 발송 209기준) 1지역 (일본·자유중국·홍콩) 1백5원, 2지역 「필리핀」·태국·「싱가포르」·「말레이지아」·「버마」「라오스」 등) 1백20원, 3지역 (미국·호주·「캐나다」·「인도녜시아」·「뉴질랜드」 등) 1백40원, 4지역 (「유럽」·남미·「아프리카」·중근동「아시아」등) 1백65원. 글자수는 한글일 경우 15자 이내, 영어는 5단어 이내로 제한한다.
항공편을 이용한 소포요금은 미국1kg 2천8백30원, 2kg 5천4백10원, 3kg 8천1백10원이며 일본은 각각 2천7백원, 3천2백90원, 3천6백원, 서독 3천4백10원, 5천8백원, 7천9백60원, 자유중국 2천3백20원, 3천4백80원, 4천3백60원이다.
지역별 성탄·연하 국제우편물 최종 접수일은 별표와 같다. <박금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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