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경제정책 모두가 실패다"|백악관, 미니노조위원장 험구에 골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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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김건진특파원】중간선거를 힘겹게 끝낸 「카터」대통령은 요즘 「조지·미니」라는 사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니」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기관중의 하나인 미 산별노조 총연맹(AFL-CIO)의 위원장자리에 있는 금년 84세의 호랑이 영감.
『노동자 대통령』 또는 『경제 대통령』등 갖가지 별명을 갖고 있는 「미니」는 지난 10월24일 「카터」대통령이 반「인플레」대책을 발표한 직후부터 「카터」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난을 시작하더니 11월1일 「카터」가 「달러」방위정책을 발표하고 난 후부터는 「카터」행정부의 전반적인 무능력을 꼬집기 시작했고, 11월7일 중간선거가 끝난 후부터는 「카터」집권능력을 노골적으로 문제삼고 나섰다.
「미니」가 「카터」를 비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카터」의 경제정책이 모두 『실패작』이라는 그 나름대로의 판단 때문이다.
「미니」는 「카터」가 「인플레」억제와 국민복지 정책에 완전 실패함으로써 76년 선거 때 호언했던 『서민층의 복지를 위한 공약』을 완전히 배신했다고 몰아붙이고 있다. 「미니」는 『「카터」가 서민층과 중산층을 위한 개혁안이 쑥 빠진 세법안을 서명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수치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많은 민주당 진보파들이 패배한 책임도 「카터」에 돌린 「미니」는 또 요즘 실업률이 조금씩 떨어진 것은 「카터」행정부의 정책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미의회가 피눈물나는 뒷받침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오는 80년 선거에 「케네디」상원의원이 나설 가능성은 없고, 「브라운」「캘리포니아」주지사가 「카터」를 지명전에서 누를 가능성도 없다고 말하면서도 『만일 「카터」가 80년에 다시 대통령에 출마한다면 중대한 시련에 봉착할 것』이라고 대안 없는 경고(?)까지 하고있다. 그는 「달러」방위정책의 성패여부는 「카터」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했다.
백악관이 영감의 말을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미니」의 권위나 그가 갖고있는 AFL-CIO의 방대한 조직의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요즘은 「카터」가 무슨 정책을 발표만 하면 신문과 TV들은 바로 뒤를 이어 「미니」의 반박을 크게 취급해 줌으로써 대통령인 「카터」의 권위를 반감시키고 있다.
당하고만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젊은 백악관참모들간에는 무슨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나 「미니」의 권위와 옹고집을 잘못 건드렸다간 오히려 역효과만 날것이 라는게 중론이어서 아직도 속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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