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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 프로축구서 차범근 「스카웃」교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축구 국가대표 차범근 선수가 서독 「프로」계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아 국내 「스포츠」계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차 선수의 서독행은 결정된 바 없으며 다만 서독축구계의 한 관계자가 차 선수의 「스카우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움직임이 과장되어 얘기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현재로는 서독축구계가 차범근의 「스카우트」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온데 대해 대한축구협회와 차범근의 측근 인사들이 그것에 응할 것인지 여부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는 단계다.
지난 9월 제8회 박대통령「컵」쟁탈 국제축구대회에 출전했던 서독 「아인트라하트·프랑크푸르트」「팀」의 「코치」인 「슐테」씨가 지난 10, 11일 이틀동안 대한 축구협회 국제위원인 박동희씨(건국대 교수)에게 사신을 보내 『차범근을 서독으로 「스카우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슐테」씨는 지난 9월 서울에 있을 때 이미 차범근과 「스카우트」에 관한 의사를 서로 타진한 바 있었는데 귀국 후 그 동안 서독내 관계자들과 논의한 끝에 재차 「스카우트」를 실현시키겠다는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해온 것이다.
「슐테」씨는 그러나 서독 「분데스·리가」관계자들이 『차범근은 자격이 있는 훌륭한 선수』라는 「슐테」씨의 주장만 믿고 곧바로 계약을 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차범근을 서독으로 불러들여 실기「테스트」를 일단 해보아야 하며 12월초 안에 차범근을 보내주도록 박 교수에게 요청했다.
그는 이 서한에서 차범근이 서독으로 가겠다는 회신이 있으면 즉시 왕복항공표를 보내겠으며 그 비용은 서독의 운동구「메이커」인 「반두스」회사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슐테」씨는 자신이 소속하고 있는 「아인트라하트·프랑크푸르트·클럽」에는 이미 2명의 외국인 선수가 있어 「분데스·리가」규정에 따라 더 이상의 외국인선수를 고용할 수 없으므로 외국인 선수가 1명 이하만 보유한 다른 「클럽」과 계약을 체결하도록 주선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차범근 선수는 현재 공군소속으로 내년 1월에야 제대하며 오는 12월에는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해야하기 때문에 「슐테」씨의 요청대로 12월초에 「테스트」를 받기 위해 서독으로 간다는 것은 실현되기 어려운 형편이다.
「슐테」씨가 11월초까지라는 시한을 둔 것은 서독「프로」축구 1부「리그」인 「분데스·리가」의 「스카우트」및 이적 등 선수이동은 12월말까지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차범근 및 그의 측근 인사들은 차 선수가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며 1년후에는 그만큼 계약조건이 불리해진다는 점을 들어 대한축구협회가 차범근을 서독으로 보내는데 협조해야할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한국축구대표「팀」이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 이어 계속해서 「아시아」선수권대회예선, 「모스크바·올림픽」예선 등을 연말과 내년에 치르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한국축구의 대들보인 차범근의 해외유출은 다소 개인의 희망을 희생시켜서라도 국가적인 견지에서 막아야 한다고 주장, 귀추가 주목된다.【박군배 기자】

<원하면 어쩔 수 없다>
박준홍 대한축구협회장의 말=차범근이 서독에 「스카우트」되어 간다는 것은 본인이 꼭 원할 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차 선수는 「슐테」씨의 요청대로 12월초에 「테스트」받기 위해 서독으로 갈 수 없는 형편이며 내 개인의견으로는 서독축구계가 꼭 차 선수를 원한다면 「방콕」「아시아」경기대회때 직접 관계자들이 와서 「플레이」를 보거나 아니면 내년 초 우리 대표「팀」이 서독으로 전지훈련갈 때 「테스트」해보면 될 것이다.
이 경우에는 차 선수의 「스카우트」가 결정되더라도 내년 하반기 「시즌」에나 차 선수가 한국을 떠나 서독으로 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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