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대한민국 연극제를 보고>
제2회 「대한민국 연극제」가 8일 폐막되었다. 『카덴자』(민중극장)와 『무엇이 될꼬하니』(자유극장)의 문제성을 제의하면 전반적으로 질적수준에서 저조를 면하지 못해 우리나라 연극의 낙후성을 노출시킨 행사가 되고 말았다.
흥행위주의 상업주의 연극과 시류에 편승하는 기회주의 연극이 우리 연극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실증이 이번 연극제에서 노출되었다는 사실은 연극인의 각성을 촉구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연극제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1회 때보다 그 열도가 식어가고 있는 현상은 이번 공연작품들이 아무런 감동을 안겨주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호소력을 잃고 있다는 표시다. 오늘의 연극에 대해서 우리들은 우리들의 눈이 새로워지고 우리의 생활이 각성되는 충격을 기대한다. 이런 기대가 무산될 때 우리들은 그 연극으로부터 아무런 감동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카덴자』(이현화 작·정진수 연출)는 종래 역사 초의 결점으로 지적되던 「스토리·텔링」 위주의 느린 「템포」의 구성과 지루한 해설적 대사, 그리고 과거의 재현에만 역점을 두는 「드라머」로부터 탈피했다.
오늘의 시점에서 과거의 역사적 한 단면을 재조명해서 자아의 각성문제를 집요하게 추구한 작가의식을 높이 살만하고 희곡의 구성이 치밀하며 언어가 박진력 있었다는 점이 호감이 갔다.
무대형상화에 있어서도 거울의 활용과 동작의 「템포」, 그리고 대사발성의 정확성, 「리듬」감의 조성 등이 탁월한 우수 작품이었다. 특히 무대의상을 맡은 변창순의 공로는 컸다고 본다.
『무엇이 될꼬 하니『(박우춘 작·김정옥 연출)는 죽음이라는 근원적이며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민속극적인 요소와 무속적 제의형식을 표현양식으로 도입했다는 연출상의 창의력을 높이 평가해야 할 뿐 아니라 집단극작 방식을 취해서 연기자들의 개성적 표현에 역점을 두었다는 점, 그리고 등·퇴장을 통해 무대와 객석의 장벽을 깨뜨린 창의력을 연극제의 예술적 성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공연에서 특기할만한 일은 적합하고 알맞는 창과 무용(박륜초)의 도입이었고 고전적 음향과 현대 유행가의 무대적 동시병존이 주는 충격적 조화의 구성이었다.
무대적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한 이 공연은 그것이 실험적 모색의 한 표현이었다 하더라도 전통극의 현대적 수용에 있어서 의미있는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태풍』(가교)은 무대공간의 단순화 작업과 등·퇴장의 기발한 착안점이 호감이 간 연출이었지만 작품자체의 구성이 「액선트」를 잃고 있었고 소란한 군중들 틈 속에서 개인적 갈등의 양상이 부각되지 못한 결점을 남겼다.
『전범자』(현대극장)는 중요 인물들의 인기적 미숙성 때문에, 『종』(산하)과 『산국』(여인), 『달나오기』(에저또), 『바다와 아침 등불』(민예) 등은 한결같이 작품자체의 허약한 구성력이 문제가 되었다.
눈부신 작품, 의욕적인 연출, 탁월한 연기, 새로운 무대기술 등 어느 한 분야에서도 한국연극의 혁신에 크게 공헌한 연극제가 되지 못한 점이 유감스러웠다.<이태주 (연극평론가)>이태주>
"의욕담긴 작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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