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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셈도 가지가지 EMS<구주통화제도>-12월 EC수뇌 회담 앞둔 각국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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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내년 1월1일 창설 예정인 구주통화제도(EMS)에 대한 낙관론·회의론이 엇갈려있다. EMS에 걸린 서독·불·영은 물론 EC각국의 이해는 제각기 다르다. 세계의 경제전문지들은 국제통화 혼란 속에 태풍의 눈으로서 EMS에 대한 각국의 입장을 분석했다. 다음은 그 종합.
달러 불신을 배경으로 구주통화 재조정을 실현, 서독·불 주도로 EC경제의 자립화· 탈미국을 노리는 것이 EMS의 궁극 목표다.
카터 미 정권의 발족이래 구미간의 알력은 고조되었고 경제면에서는, 기관차 논쟁이 일어났으며 정치적으로는 서독·불이 협조하여 카터의 인권외교를 수정하도록 했는가하면 군사적으로는 영·불·서독이 중생자탄제초를 둘러싸고 국내여론을 겨우 찬성쪽으로 돌리고 있을때 카터 대통령이 돌연 반대성명을 낸바있다.
우연일지 몰라도 카터 대통령이 중성자탄제조연기를 발표한 지난 4월7일 슈미트 서독수상은 처음으로 EMS구상을 EC수뇌에 제시했다. 이같은 구·미간 알력은 미· 서독의 대립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서독은 NATO의 최전선으로 미군사력에 의존하는바 크고 동서독분할과 베를린 문제를 안고 있다. 더구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면 할수록 구미대륙에 나치슨의 악몽을 되새겨 주는 약점이 있다.
지난 4월2일 정기회담석상에서 슈미트 수상은 EMS의 의도를 실명하고 프랑스가 주도권을 갖도록 요청했다.
구주주의자인 지스카르 대통령에게 이론이 있을 수 없었다.
슈피겔지(서독)는 EMS가 단지 구주통화안정책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EMS를 통해 프랑스와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서독의 고립화를 막는 수단이기 때문에 EMS가 차대로 기능을 발휘하면 장래는 서독·프랑스 연합의 외교정책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코너미스트지(영)는 지스카르 대통령에게도 유리한 것으로 보도하고 카터 대통령과 사이가 나쁜 서독과 한짝이 되는 것은 드골파의 반미사상과 합치하여 여당연합 안의 불화를 호도하는데 일조가 될 것이라고까지 적시했다.
EMS에 대해 EC각국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문젯점은 ①각국통화의 연결 방법 ②시장개인의 기준과 방법 ③개입자금을 풀하는 구주통화기금 등에 관한 것들이다.
슈미트 수상은 오는 12월3, 4일 EC수뇌 회담에서 최종결정을 볼 수 있도록 작전을 짜고있다.
영국·이탈리아가, 미온적이나 만일 참가하지 않으면 외환시장에서 파운드 리라 화가 약세통화로 낙인을 찍혀 투매의 대상이 될 것이다.
EC는 내년 상반기에 포르투갈·그리스·스페인과 가맹 교섭에 들어갈 예정인데 EC가 12개국으로 확대되는 경우 운영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지스카르 대통령은 3대국 중심의 운영기관을 설치토록 제언하고 있다.
가령 영국·이탈리아가 참가하지 않아도 양국과 신규 가맹 3개국을 합친 약세국의 합계 국내총생산은 6천억 달러.
이에 대해 현행 스네이크 참가국에 프랑스를 합치면 강세국의 합계국내총생산은 1조2천억 달러에 이르러 영·이의 불참은 큰 문젯거리가 안된다.
지스카르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앞으로 10년 안에 서독을 앞질러 서독·불의 2대국에 의한 구주 연방을 의중에 두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6월부터 가격통제를 철폐하고 정부가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삭감했다.
시장원리를 전후 최초로 프랑스 경제에 도입, 약육강식의 과정을 통해서 프랑스 산업의 소생을 도모하고 있다. EMS를 최대한 이용, 서독과의 경제적 격차를 좁히고 풍부한 서독의 외화준비를 이용하려는 것이 프랑스의 의도다.
프랑스가 서독과 공동전선에서 반보 이탈하여 벨기에와 함께 시장개입의 지표로서 각국 통화의 가중평균인 구주통화단위(ECU)의 채용을 찬성하고 있는 것은 시장개입을 위한 자기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다.
영국의 캘러헌 정권은 당초 EMS구상이 반미적이라는 이유로 참가를 거부했으나 카터 대통령이 EMS구상에 대하여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는데 용기를 얻었지만 참가 조건으로 강세통화국은 디플레책을, 약세통화국은 인플레 억제책을 강조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EMS참가 후에 국제수지의 압박요인인 농산물의 수입을 EC역외로 완전히 자유화할 것, 이탈리아 남부개발자금의 공급을 주장하고 있다. 서독은 각국의 경제정책을 서독형에 수렴시켜 미국에 대항하는 구주경제권을 형성하려 한다.
EMS가 기능을 발휘하려면 각국이 재정금융정책을 정비하고 성장률·인플레률 격차를 축소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결국 EMS는 영국·이탈리아에 서독이 어느 정도 양보하느냐에 관건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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