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의 한계 드러낸|미스터리같은 미국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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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 미국의 경제정책 담당자와 경제전문가들 사이에는 『미국경제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다』 는 한탄의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그토록 자신만만하던 그들은 지금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 할 수 없어 당황하고 있으며 앞으로 벌어질 현상을 예측하는데도 곤혹을 느끼고 있다.
미국경제의 최고위정책 입안자인 「블루멘덜」 재무장관은 『경제학자들은 현상황을 이해하는데 있어서의 파산지경』 이라고 말했고 심지어 「카터」 대통령은 『 「조지아」 의 어느 점장이가 경제각료들 보다 경제 예측을 더 잘하더라』 고 농담까지 했다.
오늘날 미국의 경제적 혼미는 부분적으로 「카터」행정부가 효과적인 정책을 펴지 못하는데 그 원인이 있다. 그러나 그보다 문제는 경제의행태 자체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경제의 현실은 이미 경제학적 이해를 벗어나 괴물로 화한 것이다.
일예를 들어 「존슨」 행정부 말기에 경제자문회의 의장이었던 「오쿤」의 법칙에 의하면 실업률은 실질GNP의 증가율이 통상적 추세인 3·5∼4%를 넘을때만 감소된다고 한다. 그러나 금년1·4분기의 현상을 보면 GNP의 실질 증가가 없었는데도 고용은 1백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인들은 꽤 그들의 경제성장률이 그렇게 낮은지 알지 못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그들의 엄청난 무역출초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있다.
미국경제에 있어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생산성의 둔화다. 지난 1950∼l968년 미국의 비농업부문 생산성은 1년에 약2·7%씩 증가했으나 l969∼1977년에는 1·4%로 크게 떨어졌고 올해는 l% 이하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루멘덜」 재무장관은 이러한 생산성 둔화의 원인을 「에너지」 가격의 상승등에서 찾고 있으며 흑자는 그 원인이 고용의 급증에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들은 설득력이 없다. 생산성의 둔화는 하나의 「미스터리」로 되어있으며 「인플레」 에 뚜렷한 대책이 서지않는 것은 바로 이점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교훈을 발견한다. 하나는 미증유의 어려운 국면을 당하여 우리가 종전의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보다 현실적인 안목으로 치밀하게 경제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안되게끔 됐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교훈은 경제학자들이 경제문제를 만능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종래의 환상이 이젠 사라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포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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