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반만에 되풀이된 악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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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가동 308호 허헌모씨(36·한국「이란」석유영업과장)집에서 16일 하오8시55분쯤 LP 「가스」가 폭발, 허씨집 내부가 완전히 부서지고 이웃 307호 김종침씨(38)집등 2가구가 반파됐으며 708호 윤본투양(18)과 굉음으로 71동의 유리창대부분과 1백m쯤 떨어진 해바라기 상가등의 유리창이 부서져 5천여만원의 재산피해(검찰추계)를 냈으며 요란한 폭음에 놀란 「아파트」주민 2천여명이 집밖으로 대피하는등 큰 소동을 벌였다. 허씨집 식구는 허씨가 몸이 아파 병원에 가고 부인 김명숙씨(30)등 가족들은 상오 9시쯤 허씨의 동생 허혜선씨(30) 결혼준비관계로 흑석동 시집에 가있어 변을 면했다. 가구는 산산조각

<현장>
사고가 난 308호 허씨집은 안방천장이 위로 치솟고 온돌바닥이 꺼지는등 마치 폭격을 맞은 것처럼 산산조각나 형체를 알아볼수 없었다.
내부의 양쪽벽 및 이웃307호 다용도실과 구분된「콘크리트」 벽은 완전히 날아간듯 깨져 서로 통하게 됐고 각방의 가재도구등 역시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부서졌다.
이 폭발로 308호로 연결된 수도관이 터지며 물이 쏟아져나와 물바다를 이뤘으며 1, 2, 3층은 전기까지 끊겨 촛불로 밤을 새웠다.
"지진인줄 알았다"

<폭발순간>
사고가 난 바로 옆집인 307호 오화자씨(35)는 두아이와 함께 안방에서 TV를 보던중 갑자기 『꽝』하는 폭음과 함께 308호쪽 「시멘트」벽이 튕겨져 나갔고 장롱등 가구들이 넘어져 지진이 일어난줄 알고 가족들과 함께 급히 「베란다」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어 사고가 「가스」 폭발때문인 것을 알고 두 아이와 함께 산산조각난 가구를 넘어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308호 현관쪽에서 불길이 솟는 것을 보았으며 비상계단을 통해밖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308호 위쪽인 708호 이순길씨(35)집 가정부 윤본순양(18)은 부엌에서 그릇을 닦다가 갑자기 벽이 무너지며 유리파편이 사방으로 날아 일손을 팽개치고 정신없이 4층까지 뛰어내려갔으나 순간 폭음을 듣고 마음이 급해 4층 복도에서 12m아래 잔디밭으로 뛰어내리다 허리와 손·발에 중상을 입었다.

<경찰조사>
경찰은 고압「가스」 안전협회기사 곽종일씨의 1차현장조사결과 「가스·호스」의 「미터」기 「코크」가 열려 있었으나 중간「코크」는 잠겨있어「가스」가 중간 「코크」연결부분에서 새어나와 밀폐된 실내에 차있다 폭발한 것 같다는 진술에 따라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치안본부 화재감식반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한일「가스」 대표 홍순철씨(40)와 관리사무소 영선과장 박성규씨·한일「가스」 기사 김재학씨(38)등 3명을 고압 「가스」안전관리법 위반 및 중과실치상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사고「아파트」>
이 「아파트」는 현대「아파트」 5차분으로 77년 12월 준공, 현재 1백2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단지안에 집단「가스」가 공급시설이 돼 있어 입주자들은 부엌에서 「밸브」를 조절, 「가스」 공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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