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현대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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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파리· 오페라」 좌의 무대-. 바닥에 엎드려 있던 한 여인이 불쑥 일어났다고 생각되는 순간 웃음소리가 자지러진다.
저주(저주) 하는 듯한 노래. 마치 인형이 움직이는 것과 같은 무용. 격투·광태·신비·이처럼 불가사의한 광경들이 차례차례 펼쳐진다.
이것은 「파리· 오페라」좌 현대 무용단의 한 공연 장면이다. 정식 명칭은「파리·오페라」좌 연구「그룹」.
이 무용단의 주인공은 「카를린·칼송」이라는 30대의 여생. 미국「오콜탠프」에서 「핀란드」계 양친 사이에 태어났다. 미국의 「어윈·니클라이」 무용단에서 활약했었다. 무대미술의 명인 「존· 데이비드」가 「파리·오페라」좌 총지배인 「랠프·러퍼만」에게 소개한 것이 인연이 되어 4년전에 「현대 무용단」으로 발전했다.
「카롤린·칼송」 의 대질은 l968년 「파리」 에서 열렸던 「댄스·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더욱 각광을 받게 되었다. 단원은 미국· 「프랑스」인이 각2명, 「핀란드」·영국·미국적의 동양인등 모두 14명이다.
이들의 무용은 스스로 『하나의 시』 라고 말한다. 「칼송」 의 얘기가 홍미 있다.
『시는 문장과 문장의 사이에 갖가지 뜻을 담고 있다. 우리는 그 행간의 의미를 무용으로 메우고 있다. 우리 단원 전원의 생각과 개성이 어울려 다른 무용단이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을 창조하고 있다.』
「파리·오페라」좌는 원래 고전「발레」 에서 벗어난 새로운 무대예술을 「연구」 하는 「그룹」을 만들기 위해 이 「현대 무용단」을 구성했었다. 따라서 「례퍼터리」도 과거의 작품을 대담하게 버리고 신작에 집착하고 있다. 「칼송」은 바로 그 점이 현대무용의 무한한 가능성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년 1백20회의 공연을 하고 있다. 연중무휴인 셈이다. 「잔모로」(불여우)나 「닐·다이어먼」 (가수) 와 공연을 한 일도 있었다. 언젠가는 「카라얀」이 지휘한 「오페라」 『살로메』 의 출연 요청을 받은 일도 있었다. 「칼송」의 말마따나 그들의 예술적인폭과 깊이가 얼마나 무한한 것인가를 알 수 있다. 미국의 유망 여성지들은 이들의 조형적인 몸짓들을 자주 화보로 다룬다. 그것은 현대인의 어떤 첨단적인 감각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칼송」은 거의 30년을 두고 무용에 매료돼 왔다. 『무용은 나의 혼이며 사는 길』이라고 그는 말한다. 예술의 경지는 이런 신앙의 경지에까지 가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것을 새삼 실감하게 한다.
만추에 「파리」의 예술을 서울에 앉아서도 볼 수 있게 된 것은 하나의 행운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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