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병일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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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병원을 찾아오는 외래환자 가운데 80∼90%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빈혈증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들의 반수이상은 자각증세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무심하게 지내거나 다른 병으로 오인하는 수도 많다.
빈혈은 대개 미열·무기력·흉통·신경질·기억력 감퇴·권태감·피로감 등 결핵이나 「노이로제」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빈혈의 대부분 출혈성 빈혈(철핍결성 빈혈)로서 섭생부족이나 보건위생 지식의 부족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또 도시에서는 드무나 십이지장충에 의한 빈혈이 많은데 벌레 1마리가 하루에 0·2cc의 피를 빨아먹고 있다.
이밖에 적혈구를 생산하는 공장 즉 골수의 기능이상에서 오는 재생 불량성 빈혈도 상당수 된다.
급성빈혈의 경우 대응혈액을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만성의 경우는 철제(철분「비타민」등)를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철제도 잘못 복용하면 소화불량을 초래하기 쉬우므로 의사의 지시에 마라야 되며 특히 복용 후 「코피」나 흥차 등을 마시면 철분이 침전해 흡수가 잘 안되므로 복용 후 2시간이내에는 이러한 음료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빈혈의 예방 및 치료는 뭐니뭐니해도 평소 철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위주로 식생활을 개선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시금치·쑥갓·당근·「컴프리」·다시마·미역·무우잎·상치·소나 돼지 닭의 생간·달걀 노른자위·정어리·고등어·땅콩·깨·「토마트」·딸기·포도·미꾸라지·해삼·전북 둥을 평소에 많이 먹도록 해야겠다. 생간의 경우는 「디스토마」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설탕은 장관내에서 철분 흡수를 방해하므로 가능한 한 삼가는 것이 좋다. 술은 포도주가 권장된다. 빈혈환자의 남녀 생비는 3대5 정도로 여자에게 많은데 특히 임산부들은 이러한 섭생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1회 임신 분만으로 인해 생체내의 철분 4천mg의 10분의1에 해당하는 양의 철분이 소모되므로 임신 중에 철분을 보충해야하는 것이다. 산모의 빈혈은 태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 젊은 여성들이 날씬해지기 위해 절식을 하는 일이 있는데 이것도 빈혈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잖아도 여성은 1회 월경에 20∼1백50mg의 철분이 없어지는데 여기에 그만한 철분을 보충하기 위해선 그만큼 철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 것이다.
이문호(예평·서울대의대교수·내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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