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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돕는 보람…〃「자원봉사」가이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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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등교길의 국민학생들에게 교통안내를 하거나 야간학교에서 불우 청소년을 가르친다는 미담을 우리는 가끔 듣게 된다. 스스로 이웃을 위해 무보수로 일한다고 해서『자원봉사자』라고 불리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수요에 비해 숫자가 무척 적은 편.
2차 대전 당시 지원병제도에서 시작됐다는 이 자원 봉사제는 자기의 전문분야에 맞춰 적은 시간에 사회봉사를 할 수 있어 외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통계에 따르면 현재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사람은 각 사화단체가 필요로하는 인원의 약20%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 또 대부분이 대학생들이기 때문에 주부나 노년층의 손길이 필요한 분야는 그대로 방치 돼있는 상태다. 가령 고아원 어린이들과 1주일에 1시간정도 놀아준다거나 자연보호 「캠페인」을 하는 일들은 주부·노인들도 충분히 할 수 있으며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일들.
『아직 우리나라는 남을 돕는 다거나 도움을 받는데 대해 익숙치 못한 것 같습니다. 불신풍조가 그 이유인데 사회문제에 대한 공동의식을 국민 각자가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협의회 권오득 사무총장은 말한다.
현재 자원 봉사자를 필요로 하는 곳은 고아원·탁아소·노인단체·여성단체·무료병동·특수장애자학교등 무수히 많다. 고아원생들에게「피아노」·무용 지도하는 일, 무료병동의 환자 빨래를 해주는 일, 양로원 노인들의 건강 「체크」, 불우 청소년기능지도, 이재민구호,근로봉사, 상담역등 봉사자의 능력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다양하다.
모금을 위한「카드」만들기, 사회복지관계의 외국인접대(통역·번역), 「레크리에이션」지도, 자료수집등은 자기의 전공을 살리면서도 사회에 봉사할수 있는 일들. 태화기독교 사회관의 정신질환상담에 정신과 의사들이 자원봉사자로 일한다거나 가수들이 지체부자유아들을 위해 매일 노래로 함께 놀아준다는 예는 전문분야를 살리면서 봉사하는 좋은 본보기이다.
『남을 돕는다는 것보다 자기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평등개념으로 일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권사무 총장은 강조한다.
우리나라에 자원봉사자가 적은 것은 남을 돕는다는 의식부족과 함께 어떤 절차를 거쳐야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다. 현재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웃의 권유나 아는 사람을 통해 일을 얻게된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곳은 서울시아동상담소·대한적십자사·서울YMCA·「홀트」 아동 복지회등 각 사회단체. 서울시 아동상담소가 대학생을 중심으로 불우 학생을 돕고있으며 대한적십자사에서는 주부들을 각 구단위로 편성, 각종 봉사를 맡고 있다.
동대문구회장으로 14년 동안 자원봉사자로 일해온 주부 민왕순씨(56)는 『일을 할수록 우리 주부들이 앞장서서 해야 할일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숨은 재주를 가진 주부들이 1년에 한번이라도 남을 위해 일한다면 사회에는 큰 도움이 될거예요』라고 한다.
한편 한국사회복지 협의회에서는 지난 20일부터 자원봉사자를 모집, 간단한 훈련을 거쳐 각 사회단체에 수급할 계획이다. 신청을 하게 되면((712)1655) 봉사자의 능력과 시간에 따라 일을 맡게되는데 합의회 측은 주부나 정년 퇴직한 노년층의 많은 호응을 바라고 있다. 【이재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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