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군기지 떠날 땅 … 휴양·주거 복합단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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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동구의 공군기지(K-2) 이전이 본궤도에 올랐다. 대구시는 지난달 말 ‘K-2 이전 건의서’를 국방부에 제출한 데 이어 다음주 첫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새로 지을 기지의 규모와 K-2 이전 사업자 선정 등이 대상이다. 대구시 남형근 K-2 이전추진단장은 “시민의 숙원인 기지 이전이 본격화하는 의미”라며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의 가장 큰 관심은 K-2 이전 후 남을 부지의 개발 방향이다. 이곳은 주거지역과 인접한 데다 평지여서 대구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꼽힌다. 시는 641만8000㎡(약 194만 평)인 K-2 터를 복합형 신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친환경휴양주거단지·문화중심복합단지·창조업무단지로 구성된 자족형 신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는 신도시 명칭을 ‘휴노믹시티(Hunomic City)’로 정했다. 사람이 편하게 쉬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도시라는 의미다. 거주 인구는 4만여 명,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10여만 명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친환경휴양주거단지에는 테마형 공원과 신재생에너지를 갖춘 주거단지, 고급 리조트 등이 들어선다. 부대 내 골프장(9홀)은 그대로 활용해 주민과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문화중심복합단지에는 박물관·공연장·전시장과 함께 상업 및 관광 시설이 들어선다. 창조업무단지는 첨단업종과 각종 연구소기업 등 산학융합형 업체가 들어서는 첨단산업단지다. 신도시 주민들의 일터다. 시는 이들 3개 단지를 전체 터의 절반인 320만9000㎡(약 97만 평)에 배치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녹지와 도로 등으로 활용된다. 개발은 주거지역과 산업지역이 각각 96만2700㎡로 15%씩, 상업지역이 48만1350㎡로 7.5%, 레저지역이 80만2250㎡로 12.5%다.

 문제는 사업자를 찾는 것이다. 시는 새 기지를 건설하고 K-2 터를 개발하는 비용으로 3조5000억원을 잡고 있다. 먼저 사업자가 이 비용을 부담해 기지를 건설한 뒤 기존 부지를 기부받아 투자금을 회수한다. 많은 비용이 들고 사업기간도 길어 투자자를 구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이전 부지를 선정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국방부가 이미 복수의 이전 예비후보지를 선정해 놓았지만 해당 지자체가 반발할 경우 사업이 늦어질 수 있다. 남형근 단장은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처럼 유치지역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라 고 말했다.

 국방부는 대구시와 협의를 거쳐 내년 중반쯤 이전계획을 확정하고 지금까지 용역을 통해 선정한 복수의 이전 후보지를 발표한다. 이어 해당 후보지의 지자체가 유치신청서를 내고 주민투표를 거치면 2016년 말 이전지가 결정된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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