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노인들의모임 「담수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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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젊은 세대들에게 조상전래의 예법을 가르치고있다. 서구문명과 물질주의에 휩쓸려 옛것을 잃어가는 청소년들을 모아놓고 경로사상을 깨우친다. 대구시중구종로2가52 담수회사무실에 개설된 「예절상담실」-.
하루 20여명씩 모여들어 혼례 상제례 등 고유의 예식절차에 관해 무료로 상담을 받는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와 그 부모에서부터 초·중·고교 교사에 이르기까지 수강생은 다양하다.
이 이색상담실이 개설된 것은 지난7월1일. 50대이상의 노인들로 구성된 담수회(회장 허치·75) 회원들이 온고이지신을 일깨우기위해 문을 열었다.
상담에는 관혼상제의 예식절차와 예법에 밝은 이순호씨(69)·권오근씨(71)등 예절위원7명이 맡고 혼례서간·지방·축문 등을 무료로 대서해주기도 한다.
특히 토요강좌시간에는 질의·응답도 벌이고 시범예절강습을 갖는등 예절위원과 수강생들이 호흡을 같이하기도.
고등교육을 받은 도회지 사람들이 시골사람들에 비해 예법에 어두운편.
예절위원 권씨는 『부모의 장례절차는 자손이 손수 일을 맡아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담수회 회원들은 『예절상담실이 옛날의 복잡하고 형식에 치우친 예절절차를 그대로 답습하는것이 아니라 예절의 근본정신을 가르치는것에 더 큰 뜻을 두고있다』고 말하고 예의 근본이 효에 있으므로 예를 통해 효를 깨우칠수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있다고 말했다.
담수회는 예절상담외에도 장학사업·독행자 포상·충효사상강연회등 다채로운 사회활동을 펴고있다.
장학사업은 73년부터 회원들이 월5백원씩 낸 회비와 찬조금으로 장학기금 1천만원을 마련, 해마다 고등학생 10명을 뽑아 학자금전액을 지원하고 있으며 81년까지는 장학기금을 5천만원으로 늘릴 계획.
또 충효사상을 고취시기기 위해 76년부터 국내 저명강사를 초빙, 가을에 강연회를 열고 효자효부·강한 어버이를 표창하는 한편 담수회의 뜻을 널리 펴는 회지 『담수』를 연1회씩 발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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