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요통 방치땐 뇌세포 감소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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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허리가 머리를 나쁘게 한다?'

만성 요통을 방치하면 뇌에서 생각을 담당하는 뇌세포가 줄어들 위험이 있다는 논문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가벼운 요통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

최근 미국 통증학회 모임에서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바이아 아프카리안 교수팀은 만성 요통을 호소하는 10명의 환자와 정상인 20명의 뇌를 비교해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뇌의 회백질 및 간뇌의 일부인 시상 세포들의 크기와 수가 줄고, 색깔도 연해졌다는 것이다. 사람의 뇌는 회색의 회백질과 흰색의 백질 세포로 구성돼 있다.

이중 회백질은 정보전달.기억력 등 사고((思考) 기능, 감정조절.판단.일상의 행동과 사회생활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아프카리안 교수는 "환자들에게서 이런 구조적 변화뿐 아니라 뇌의 생화학적 이상도 함께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서울대 의대 마취과 이상철 교수는 "만성 요통이 정서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이처럼 뇌의 해부병리적 변화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다룬 연구는 처음"이라며 "따라서 청소년의 허리통증은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만성 요통은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을 내린다. 원인이 다양한만큼 치료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

이교수는 "우선 통증의 원인이 디스크 때문인지, 척추 주변의 뼈나 관절 이상 때문인지부터 밝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스크 이상일 때도 디스크의 퇴행이 문제인지, 돌출이 원인인지에 따라 치료가 다르다. 퇴행이 문제라면 디스크 내부에 전기열 응고치료를 통해 디스크를 단단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디스크가 튀어나왔다면 디스크의 크기를 줄여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만일 척추 주변의 뼈나 관절 때문에 요통이 생겼다면 통증을 유발하는 주변 신경을 차단시켜 주는 게 좋다.

중년 이후 여성에게 많은 골다공증이 만성 요통을 유발했다면 척추뼈 내에 골시멘트를 보충해 척추뼈의 농도를 증가시켜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황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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